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올 시즌 체질 개선은 실패로 돌아갔다.
삼성은 18일 기준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에서 11승 42패로 리그 최하위에 쳐져있다. 오는 19일에 있을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패배하면 2014~2015시즌 기록한 리그 최다패(43패)와 타이를 이룬다.
올 시즌 대대적인 변화를 노렸던 삼성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 3년간 삼성은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 중심의 농구를 펼친 팀이었다. 2016~2017 시즌에는 라건아와 주희정의 활약을 앞세워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는 등 강팀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라건아가 특별귀화지명으로 팀을 떠나게 되자 체질 개선이 불가피해졌다.
이상민 삼성 감독이 선택한 방향은 빠른 농구였다.
라건아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세트 오펜스에서 벗어나 모든 선수가 스피드를 이용해 득점할 수 있는 토탈 농구를 표방했다.
비시즌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7월과 9월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슈퍼에잇’과 ‘터리픽 12’에서 각각 준우승과 3위를 차지했다. 뛰는 농구로 체질 개선도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 외국인 선수들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국내 선수 구성부터 시즌 구상과 어울리지 않았다.
현재 삼성은 주축 선수들이 대다수 노장이다. 문태영(40), 김동욱(38), 김태술(36) 등 전성기가 지난 선수가 대부분이다. 뛰는 농구에는 부적합하다. 이마저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비시즌에 활약한 외인들도 기대 이하였다. 벤 음발라와 글렌 코지는 상대 팀들에게 수를 읽히면서 부진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을 떠났다.
이들을 대신해 유진 펠프스와 네이트 밀러가 합류했지만 삼성이 추구한 빠른 농구와 거리가 멀었다. 특히 펠프스가 홀로 맡은 삼성의 공격 패턴은 라건아 중심의 삼성 농구와 차별점이 전무했다.
자연스레 이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도 피어났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준비를 잘못한 것 같다. 큰 틀을 잡고 시즌을 준비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 모든 게 내 잘못”이라며 시즌 실패를 인정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