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폭행·협박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추진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환자단체가 우려를 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은 19일 서울 종로M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자와 의료인 간의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한다.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는 현행 의료법 제12조 3항에서는 진료실에서 폭행 협박 사건이 발생 시 의료인과 환자가 화해를 하면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전과자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가해자 처벌 대신 당사자간 합의를 종용하는 식으로 의료인 폭행을 용인하는 조항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의료계의 입장을 받아들여 현재 국회에는 반의사불벌죄 규정 폐지와 관련된 의료법 개정안이 9개 가량 발의된 상태다.
또한 반의사불법죄 폐지 관련 법안 중 반의사불벌죄 폐지와 함께 벌금형을 삭제하고 징역형만 규정하는 의료법 개정안(김명연, 박인숙 의원 발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환자단체는 "의료인과 환자가 화해를 하더라도 해당 의료법개정안에 따르면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고 벌금형도 삭제되었기 때문에 의료인과 환자 모두 징역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아 전과자가 된다"며 "또 경찰, 검찰, 판사가 징역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는 것이 과도하다고 판단했을 때 검사는 기소유예를, 판사는 선고유예 또는 무죄판결을 하는 모순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 대표는 "현행 의료법과 별개로 진료실 폭행 발생 시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의료인에게 적용되지 않으며, 환자에게는 5년 이하 징역형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형이 적용될 수있다"며 "폭행과 협박이 있을 경우 현행법을 이용해 형사고소하면 되는 데 의료계가 의지를 갖고 법을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