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련화 역에 딱 천우희가 생각났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설경구의 말처럼, 영화 ‘우상’의 최련화는 천우희가 아닌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천우희는 영화 ‘써니(2011)’를 시작으로 매 작품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였다. 특히 ‘한공주(2014)’를 통해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등 13관왕이라는 유례없는 진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둥으로 거듭났다.
이후 영화 ‘카트(2014)’, ‘손님(2015)’, ‘뷰티 인사이드(2015)’, ‘해어화(2016)’ 등에 출연, 배우로서 자신만의 세상을 건실히 구축해나갔다. 발군의 기량을 뽐낸 ‘곡성(2016)’에서도 천우희는 본인이 가진 빛나는 진가를 보여줬다. 외지인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 목격자 무영 역을 맡으며 평단과 관객을 단숨에 매료시키기도. 이렇듯 천우희는 다양한 작품 안에서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유로이 유영하며 유일무이한 배우의 영역을 견고히 쌓아왔다.
그리고 ‘우상’으로 반가운 귀환을 알린 천우희를 향해 뜨거운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극 중 그는 사고의 중요한 열쇠를 쥔 최련화로 분해, 끊임없이 죄어오는 긴장감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간다.
천우희가 연기한 련화는 “남녀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캐릭터다”라고 평가받고 있다. 련화는 살아남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 본능적인 인물로, 단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밀도 높은 흡입력을 자아낸다. 이를 만든 것은 천우희의 치열한 노력이다. 비주얼부터 성격, 행동까지 이제껏 쉽게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맹렬히 준비했다. 끝없는 연습으로 사투리와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눈썹을 전부 미는 열정까지 보이는 등 파격적인 외모 변화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련화로 완전히 동화되었다.
배우 한석규는 “최련화는 잘못 연기하면 배우의 한계가 모두 드러나는 역할이다. 그러나 천우희는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완벽히 소화해냈다. 이미 완성된 배우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언제나 독보적인 연기력과 소화력을 선보인 천우희는 ‘우상’을 통해 그 어떤 수식어도 아깝지 않은 명배우임을 다시금 입증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시킨 천우희. 그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우상’은 20일 개봉됐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