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척결' 외친 백병원, 신고하니 모르쇠?

'갑질 척결' 외친 백병원, 신고하니 모르쇠?

갑질 용납 안한다면서...클린신고센터 유명무실 지적

기사승인 2019-04-02 03:00:00

서울백병원의 일방적인 인턴 수련병원 전환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갑질' 문화도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서울백병원 임직원 A씨는 "지난 3월 상사의 갑질과 언어폭력으로 재단 본부 클린신고센터에 신고했으나 관할 업무가 아니라며 병원 내부 고충처리위원회로 신고하라는 답만 돌아왔다"며 "재단은 대내외적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눈가림용 선언에 불과했다"며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백중앙의료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지난 2017년 11월 '병원 갑질' 논란이 확산되자 '건전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혁신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인제학원은 재단 내 자체 근로감독센터(클린신고센터)를 신설해 산하 백병원의 혁신지침 시행 여부를 지도 감독하겠다고 공언했다. 해당 혁신지침에는 ▲폭언·폭행·성희롱 금지  ▲행사 강제 동원 금지 ▲부당한 업무지시 금지 등 불합리한 조직문화 및 관행 척결을 위한 세부지침이 담겼다.

그런데 건전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만든 재단 클린신고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해 3월에도 클린센터에 부당한 일을 신고했지만 익명보호가 되지 않았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눈엣가시가 되어 괴롭힘을 받아왔다"며 "갑질을 뿌리뽑겠다면서 만든 재단 클린센터에서도 해결 의지가 없는데 어떻게 병원 고충처리위원회에 해결을 요청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들에게 가하는 욕설이나 괴롭힘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된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오는 7월 16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하거나 피해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해고 등 부당한 처우를 해선 안 되며,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박점규 운영위원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폭언을 가했다면 공연성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되고,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태움이나 갑질 등 신고센터는 반드시 신고한 직원을 보호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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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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