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전혜빈 “이정상과 나,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닮았죠”

[쿠키인터뷰] 전혜빈 “이정상과 나,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닮았죠”

전혜빈 “이정상과 나,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닮았죠”

기사승인 2019-04-03 07:00:00



배우 전혜빈이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호연을 펼친 것에 이어 KBS2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로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전혜빈은 이 드라마에서 에서 가족 중 유일하게 이성적이고 냉철한 성격의 이정상 역을 맡아 활약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밀도 높은 가족드라마를 집필해온 문영남 작가의 작품이다. 형제 중 맏이로 가장노릇을 해온 이풍상(유준상)과 형제들의 바람 잘 날 없는 날들이 문 작가 특유의 필체로 그려졌다. 전혜빈이 연기한 이정상은 한평생 형제를 위해 희생한 오빠 풍상을 돕는 유일한 동생이었다. 풍상의 투병 사실을 알고 정상이 오열 하는 장면에선,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왜그래 풍상씨’를 마무리 지은 전혜빈은 서울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눈이 아닌 가슴과 마음으로 보는 드라마에 참여할 수 있어서 큰 행운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길에서 마주친 시청자가 “풍상씨를 꼭 살려 달라”고 당부하는 것을 보며 인기를 실감하는 동시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유난한 형제들 속에서 유일하게 보통의 범주에 가까웠던 이정상은 시청자에게 쉴 틈을 주는 존재였다. 온갖 사고를 치는 형제들에게 할 말을 다하면서도, 월급의 절반을 형제들을 위해 쓰는 정상에 대해 전혜빈은 “가족의 지붕같은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정상이와 저는 50% 정도 닮았어요. 가장 비슷한 점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사는 장녀라는 것이에요. 저도 가족의 행복을 바라며 일할 때가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선 정상이와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정상이에 비해 소심한 편이에요. 공부도 그렇게 잘하지 못했고요.”

전혜빈은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시청자 및 주변의 다양한 감상을 듣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왜그래 풍상씨’를 보고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이나, 가족 사이가 돈독해졌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전혜빈은 ‘왜그래 풍상씨’가 “막장 드라마”라는 일부 의견엔 공감하지 않았다.

“답답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막장’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따뜻한 가족드라마인데, 단지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졌을 뿐이죠. 주위를 둘러보면 현실 속에서도 한 명쯤은 풍상씨나 형제들 같은 가족이 있잖아요. 어쩌면 실제 우리 가족의 이야기 같아서 보시면서 더 답답하고 화가 났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답답함을 대변할 수 있는 단어가 마땅치 않아서 ‘막장’이라고 불렸던 건 아닐까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평부터 ‘막장’이었다는 비판까지, 다양한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감상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던 전혜빈은 “아버지에게 받은 메시지 한 통”이라고 답했다. 평소 무뚝뚝한 성격으로,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아버지가 ‘왜그래 풍상씨’ 종영 후 자신에게 보내 온 긴 글이 마음에 남는다고.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직접 아버지의 문자를 취재진에게 읽어주었다.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쫑파티’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이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은 것 같다는 격려와 사랑한다는 마음도 함께 전해주셨죠. 긴 글을 아버지가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서 쓰셨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울컥했어요. 내 가족에게도 좋은 드라마를 보여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ARK엔터테인먼트 제공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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