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신선 어떻게 다르죠"...난임 현장 와글와글

"동결, 신선 어떻게 다르죠"...난임 현장 와글와글

의료기관들, 늘어난 난임 상담 대응 총력...난임 관리부터 환자 마음 헤아리기까지 다양

기사승인 2019-04-05 02:00:00

정부의 난임 지원 확대 이후 의료현장에서 난임 시술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기관들은 난임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코디네이터를 배치하는 등 난임 환자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난임 시술에 대한 수요 증가와 정부의 지원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최근 만혼과 늦은 출산 등으로 인해 국내 난임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난임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06년 14만9369명에서 2016년 22만 320명 규모로 늘었다. 또 난임 시술 환자의 수도 2011년 2만9631건에서 2016년 5만86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정상적인 성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난임으로 진단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난임 인구가 약 22만 명이 넘는다. 문제는 처음 난임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난임 관련 정보를 낯설게 느낀다는 점이다. 배아·동결·신선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지 않는 용어와 치료과정이 다소 생소하기 때문이다.

최미선 차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배아코디네이터 팀장은 “난임 시술은 환자의 건강상태나 환경, 그리고 남편의 건강 등에 따라 시술 종류가 달라지고, 결과에도 개인차가 크다. 같은 나이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라도 미묘한 차이로 결과가 천차만별로 나타난다”며 “여기에 난임 관련 단어 자체도 어려운 편이라 처음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혼란스러워 하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배아코디네이터는 배아의 동결과 해동, 관리 등 난임 시술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한다. 동결배아는 최대 5년까지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는데 환자의 동결배아 보관기간을 체크해 연장여부를 확인하거나 동결배아를 타 의료기관에서 이관하는 업무도 코디네이터의 일이다.

최윤주 배아코디네이터는 “다행히 배아가 잘 동결된 분들은 제가 한 것이 없음에도 감사하다며 간식까지 사오는 경우도 있지만, 반면 동결이 잘 되지 않아 실망하는 분들을 보면 내 마음까지 속상해진다”며 “언제나 기쁜 소식만을 전할 수 없는 만큼 최대한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교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난임 환자들의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우선 고려하는 것은 인공수정이다. 인공수정은 배란기 여성의 자궁 속으로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시술로 배란장애가 없고, 나팔관이 건강한 경우에 시도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은 시험관 시술이다. 시험관 시술은 크게 신선배아 이식과 동결배아 이식 등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두 방법 모두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수정 직후 배아를 이식하거나(신선배아 이식) 배아를 동결한 후 일정기간 후 이식하는(동결배아 이식) 차이가 있다.

최근에는 신선배아이식 단계를 거치지 않고 동결배아이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과배란 유도 후 여러 개의 난자를 채취한 뒤 곧바로 이식하는 신선배아에서 성공률이 낮은 환자가 있어서다. 이때는 모두 동결한 뒤 다음 배란일까지 한 사이클 쉬어가기도 하는 등 개별 상태에 따라 시술 과정이 달라진다. 

이로 인해 처음 난임 진단을 받은 환자들과 난임 시술을 수차례 거친 환자간에는 난임 관련 정보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마련이다. 또 마음가짐이나 정신적 안정면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시술정보에 대한 이해는 시간문제이지만, 마음의 어려움은 해결이 쉽지 않다.

최미선 팀장은 “여러 번 시술에 실패하신 분들을 종종 본다. 아무래도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집착하고 자책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난임 시술 과정에서 모든 신경을 임신과 배에 몰입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겠다는 분도 계시고, 실패하면 사소한 행동에도 자책하시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팀장은 “무언가 잘못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니 의료진에게 맡기고 편하게 내원하시는 것이 좋다. 재밌는 드라마나 좋은 책을 보시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한 후 자궁 안에 넣어서 임신시키는 방법.
*신선배아=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지 얼마 안 된 배아. 수정된 배아를 바로 자궁에 착상시키는 시술을 신선배아 이식이라고 한다.
*동결배아=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배아를 얼린 것. 대개 신선배아 이식을 하고 남은 배아를 동결한다. 동결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는 시술은 동결배아이식.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