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차대학이라고 불리는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학비가 전액 무료이고, 졸업 시 4년제 대학 학사학위 수여는 물론 경찰 간부 및 군 장교로써 장래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서인지 매년 높은 지원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경찰대와 사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지원 경쟁률을 보면, 경찰대학(이하 경찰대)이 100명 모집에 5729명이 지원해 57.3 대 1,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가 330명 모집에 1만1281명이 지원해 34.2 대 1, 해군사관학교(이하 해사)가 170명 모집에 6537명이 지원해 38.5 대 1, 공군사관학교(이하 공사)가 205명 모집에 8469명이 지원해 41.3 대 1, 국군간호사관학교(이하 국간사)가 90명 모집에 4292명이 지원해 47.7 대 1로 매우 높은 지원 경쟁률을 보였다.
역대 최고의 지원 경쟁률은 경찰대와 국간사가 2017학년도에 각각 113.6 대 1과 51.7 대 1이었고, 해사가 2018학년도에 39.0 대 1, 육사와 공사가 2019학년도에 각각 34.2 대 1와 41.3 대 1이었다.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높은 지원 경쟁률을 보였다. 고3 수험생들이 치르게 될 2020학년도 입학전형에서도 이들 학교는 30 대 1 이상으로 높은 지원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대와 사관학교의 지원 경쟁률이 매 학년도마다 높은 것은 학비가 전액 무료이고 졸업 후 진로가 보장된다는 점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침체 등으로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이 어렵다는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로가 보장된다는 점만을 보고 누구나 경찰대나 사관학교로 지원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일반 대학들과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 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지원 전에 반드시 알아둘 것이 있다. 그 중 첫째는 학교생활이 일반 대학과 확연하게 다를 뿐만 아니라 군사 훈련 등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자신의 적성이 경찰대와 사관학교에 맞는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지원을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설령 합격을 했다고 하더라도 학교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경찰대와 사관학교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반드시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부터 알아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했으면 한다.
한편,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4년제 일반 대학과 달리 수시 및 정시 모집 지원 시 복수 지원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들 학교에 지원해도 4년제 일반 대학의 수시와 정시 모집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합격하더라도 진학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는 4년제 일반 대학과의 중복 지원과 합격에 따른 불이익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1차 국어·영어·수학 시험을 비롯해 3단계 전형으로 선발
2020학년도 경찰대와 사관학교의 입학원서 접수 기간은 4년제 일반 대학이 9월 6일부터 10일 사이에 2020학년도 수시 모집의 입학원서 접수를 실시하는 것보다 3개월 이상 이른 시기에 실시한다. 경찰대의 경우 특별 전형은 5월 7일부터 5월 16일 사이에, 일반 전형은 5월 17일부터 5월 27일 사이에 입학원서 접수를 실시하고, 사관학교는 경찰대보다 한 달 정도 늦은 6월 21일부터 7월 1일 사이에 입학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학생 선발 방법은 4년제 일반 대학이 일괄합산 또는 2단계 단계별 전형으로 선발하는데 비해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3단계 전형으로 선발한다. 예를 들어 경찰대의 경우를 보면, 1차 시험에서는 수능시험과 출제 형식은 비슷하나 난이도가 높은 국어·영어·수학 시험으로 모집 정원의 4배수를 선발하고, 2차 시험에서는 면접시험, 체력검사, 인·적성검사, 신체검사 등으로 선발한다. 이어 3차 최종 사정에서는 1, 2차 시험 성적에다 수능시험과 학생부 성적을 합산하여 12월 16일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경찰대의 경우 입학원서 접수부터 합격자 발표까지 무려 7개월 이상 걸리는 셈이 된다. 사관학교도 전형 기간이 이와 비슷하나, 수능시험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수시 선발의 경우 10월 중순에 합격자를 발표해 전형 기간은 4개월 정도로 줄어든다.
또한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지원자의 나이를 제한하면서 지원 자격도 까다로운 편이다. 경찰대는 1999년 3월 1일부터 2003년 2월 28일 사이에 출생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이어야 하고, 사관학교는 1999년 3월 2일부터 2003년 3월 1일 사이에 출생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미혼 남녀로서 군인사법에 의한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며, 일정 기준의 신체 및 체력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따라서 경찰대와 사관학교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1차 국어·영어·수학 시험과 면접 및 논술시험(공사만 실시)에 대한 출제 유형 파악과 대비는 물론, 학교별 신장·체격·체중·시력·청력·혈압 등 신체 조건과 체력검정 실시 종목 및 평가 기준 등을 모집요강을 통해 정확히 숙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또한 최종 선발에서 학생부와 수능시험 성적을 반영하기도 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둘 필요가 있다.
2020학년도 경찰대와 사관학교 입학전형에서 주요 변경 사항은 입학원서 접수 기간이 2019학년도보다 하루 앞당겨 진행됨에 따라 1차 시험도 7월 27일로 하루 앞당겨 실시한다는 것과 공사가 모집 인원을 215명으로 전년보다 10명 증원하여 선발한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또 다른 변화로는 해사가 우선 선발의 모집 비율을 70%에서 80%로 확대하면서 정시 선발 비율을 30%에서 20%로 축소한 것을 비롯해, 고교학교장 추천 전형의 면접과 체력검정의 반영 비율을 확대하고 대신 1차 시험 성적과 잠재역량평가의 반영 비율을 축소한 것을 들 수 있다. 즉, 면접과 체력검정의 반영 비율을 11%에서 40%와 4%에서 10%로 확대하면서 1차 시험 성적을 30%에서 20%로, 잠재역량평가를 35%에서 20%로 반영 비율을 축소하였다. 해사는 정시 선발에서도 면접과 체력검정의 반영 비율을 고교학교장 추천 전형과 동일하게 40%와 10%로 확대하면서 수능시험의 반영 비율을 75%에서 50%로 축소하는 변화를 보였다.
이밖에 사항들은 2019학년도 입학전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학교별로 학생 선발 전형 유형과 선발 방법 등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따라서 경찰대와 사관학교로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지원 학교에서 실시하는 전형 유형과 전형별 학생 선발 방법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에 맞는 대비 전략을 세워 실천할 필요가 있다. 특히 7월 27일에 실시하는 1차 국어·영어·수학 시험 대비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