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SNS 등 자율규제 끝났다”…테러·가짜뉴스 등 즉각 대응나서

영국 “SNS 등 자율규제 끝났다”…테러·가짜뉴스 등 즉각 대응나서

기사승인 2019-04-09 02:00:00

영국 정부가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테러 및 아동학대 등은 물론 허위정보와 극단주의자 콘텐츠, 가짜뉴스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8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와 내무부는 이날 '온라인 유해콘텐츠 보고서'를 공개했다.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콘텐츠와 기업에 대한 규제를 담은 보고서 내용은 12주간의 협의 절차를 거친 뒤 구체적인 입법 과정을 밟게 된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어 그동안 기업 자율에 맡겨온 온라인 유해 콘텐츠 대응을 강화하도록 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14세 소녀가 인스타그램의 자해 관련 사진 등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셜 미디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테러 용의자가 테러 장면을 생중계한 한 동영상이 노출되면서 페이스북 등의 신속한 대응 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등에 불법적인 내용이 있을 경우 즉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테러나 아동 성 착취, 리벤지 포르노와 같은 불법 콘텐츠뿐만 아니라 불법은 아니지만 사회에 해를 미치는 허위정보, 극단주의 콘텐츠, 사이버불링, 가짜뉴스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규정을 위반하면 해당 기업의 고위 간부가 구속되는 것은 물론, 기업은 벌금과 함께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독립규제기구가 설치돼 기업의 규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고 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다만 이러한 규제를 담당할 새로운 기구를 만들지 아니면 기존 방송통신규제위원회인 오프콤 등에 맡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기업들에 부과금을 적용, 규제기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제러미 라이트 문화부 장관은 "온라인 유해 콘텐츠에 대한 업계의 자발적 대응은 일관적이거나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자율규제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온라인 거대기업과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젊은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계속해서 테러 및 아동학대를 포함해 해롭고 불법적인 콘텐츠에 대한 대응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서 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규제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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