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주택금융공사(HF·사장 이정환)가 콜센터 연금상담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방침을 세워놓고도 6개월이 다되도록 약속 이행을 미뤄, 반발을 사고 있다.
10일 주택금융공사 등에 따르면 HF는 지난해 연금상담 직원 13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용역계약이 끝난 파견업체와 오는 4월말까지 한시적으로 계약을 연장한 뒤, 이들 직원들에 대한 직접 고용 시기를 저울질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택금융공사은 직접 고용 대신 자회사 설립을 통해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회사 측은 올해 예산 가운데 자회사 설립에 필요한 출자금을 예비비로 확보하는 한편 지난달 콜센터 직원과 간담회에서는 자회사 설립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구체적 합의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공기업이 파견직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때에는 노사 및 전문가 협의기구를 가동한다.
하지만 회사측은 오는 4월말 계약 만료 시점을 불과 20일 앞둔 현재까지도 대상 직원들에 대한 의견 수렴 등 이렇다 할 협의 과정을 밟지 않고 있어 정규직 전환 방침에 대한 의심마저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콜센터 직원은 “최저 인금 인상에도 상담직원들은 한달 실수령액이 19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 내몰려있지만, 회사 측은 경영평가에 바쁘다는 핑계로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현재 세부 방침을 놓고 내부 검토작업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