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함께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을 모방한 가짜 가상화폐를 만든 뒤 투자자를 모집해 340억원을 챙긴 다단계 사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방문 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 암호화폐 업체 대표 A(56)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2016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법인을 설립한 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8곳에 'ADT코인' 'Tagall코인' 판매 센터를 개설해 '130만~3900만원을 투자하면 1년안에 최소 10배, 최대 1만배까지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3800명으로부터 340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실제로 판매되는 암호화폐 이더리움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전산상 숫자에 불과한 가짜 암호화폐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코인을 구입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면 코인 구입 실적에 따라 '추천·후원수당' 등 명목으로 투자 금액의 최고 500%까지 지급하겠다고 홍보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코인 거래소 'BFexchange'를 통해 투자자들끼리 코인을 사고파는 '자전거래' 행위로 거래량을 늘려 가짜 암호화폐를 '코인마켓캡'에 등재시켰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코인마켓캡은 전 세계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미국 소재의 사이트다.
이들 다단계 판매원들에 넘어간 피해자 대부분은 가상화폐에 전문지식이 없는 50∼60대 여성들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다소 주춤했다가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투자 사기가 크게 우려된다"며 "투자 권유를 받을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