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단지 규모가 클수록 하락세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호황기 시세를 리드했던 1000가구 이상 대단지들은 침체기에 들어서 가격 급등 피로감이 커진데다 대출규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특히 서울의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중 상당수가 재건축 아파트로, 투자수요 감소가 집값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부동산114가 2019년 1분기 단지 규모별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마이너스(-) 0.95%의 변동률을 기록해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500~1000가구 미만(-0.30%) ▲300~500가구 미만(-0.09%)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3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는 0.17% 상승했다. 호황기에 거래가 활발해 가격이 급등했던 대단지 아파트가격이 침체기에 들어서 조정된 반면, 가구 수가 적어 거래가 드문 소규모 아파트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자치구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작년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구별로 ▲강남구(-2.22%) ▲송파구(-2.09%) ▲양천구(-1.63%) ▲강동구(-1.26%) 순으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대출규제와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4구와 양천구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 집값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단지 아파트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나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우수해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만한 부지가 귀한 서울의 경우 대단지 아파트는 희소가치가 높아 투자자들에게도 인기다. 하지만 매수세가 움츠러든 침체기에는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살 사람에 비해 매물이 많아 가격을 내려야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대단지는 중소단지에 비해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단지 중에서도 선호도가 떨어지는 구축과 갭투자가 활발했던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폭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