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안인득(42)의 얼굴이 공개됐다.
진주경찰서는 19일 오후 2시쯤 흉기 난동 당시 다친 손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으로 향하는 안씨 얼굴을 공개했다.
전날 경남지방경찰청이 안씨 신상공개 결정을 내리면서 경찰은 안씨 얼굴에 마스크를 씌우지 않기로 한 것이다.
안씨는 경찰서를 나서며 ‘피해자 유족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짧게 “죄송하다”고 답한 뒤 줄곧 억울함을 토로했다.
안씨는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왔다. 경찰서든 국가기관이든 하소연을 했지만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진주시의 비리와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횡설수설했다. 또 참사가 발생한 아파트 주민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안씨는 “제가 잘못한 점은 당연히 처벌받겠다”고 하다가도 “억울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준비된 범죄였냐는 질문에는 부인했다. 범행동기와 여성과 노인만 살해한 이유를 묻자 입을 다물었다.
경찰은 안씨가 사전에 범죄를 계획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범행에 사용한 길이 34cm 등 흉기 두 자루를 2~3개월 전에 미리 구입했다. 또 사건 당일 오전 1시쯤 주유소에서 미리 휘발유를 구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 안씨가 방화 후 흉기를 들고 밖으로 나와 주로 목 등 급소를 노린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안씨는 범행 직후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 주거지에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하고 모두가 한통속으로 시비를 걸어왔다”며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주치해주지 않는 등 평소 불이익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7일 새벽 4시30분 안씨는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을 흉기로 휘둘러 살해하고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안씨의 흉기난동으로 초등학생, 고등학생을 포함해 주민 5명이 목숨을 잃고 15명이 부상당하는 등 총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