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은 영유아만? 성인도 챙겨야 하는 연령별 예방접종!

예방접종은 영유아만? 성인도 챙겨야 하는 연령별 예방접종!

기사승인 2019-04-30 09:18:11

최근 감염병의 확산으로 성인 예방접종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예방접종이 영·유아기에 집중되어 있어 성인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성인기 질병 예방을 위한 대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낮은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해외여행 등으로 감염병 노출 위험이 커지면서 성인예방백신은 감염병에 의한 질병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기본 준비로 꼽힌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성인을 대상으로 연령, 기저질환 유무와 상황 등에 따라 예방접종이 필요한 질환을 소개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매년 4월 마지막 주(4/24~4/30) ‘세계 예방접종’ 주간을 맞아, 성인에서 연령별로 권장되는 백신에 대해 알아본다.

◇성인도 백일해 주의...어릴적 맞은 백신 효과  서서히 떨어져

최근 증가하는 백일해도 주의가 필요한 감염질환 중 하나다. 백일해는 전염력이 높은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영유아 및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최근 청소년 및 성인에서도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 자료(2019년 4월26일 기준)에 따르면, 2018년 백일해 발생 건수는 980건으로 전년(2017년) 318 건 대비 약 3배 증가했고, 이 중 약 45%는 만 10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이었다.

백일해는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로 발생하는 분비물로 쉽게 전염된다. 초기에는 미열, 콧물, 기침 등의 전형적인 기침에서 발작성 기침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차감염에 의한 세균성 폐렴, 저산소증에 의한 경련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신생아 및 영아에서는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청소년 및 성인 백일해는 소아에 비해 일반적으로 질병 경과는 경미하지만 지속적인 기침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다른 호흡기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며 백일해에 대한 면역이 없거나 낮은 어린 영유아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 및 전파 차단이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 및 성인의 경우에는 소아 DTaP 백신 접종을 일정대로 모두 마쳤다 하더라도 예방효과가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10년 이상 경과하였다면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 지속을 위해 Tdap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평생 1회 추가 접종 한다.

특히 영아와 함께 거주하거나 밀접하게 접촉하는 경우라면 Tdap 접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면역력이 취약한 영유아 백일해의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일해는 감염력이 높은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가족 등 밀접 접촉자에 의한 2차 감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국내 영유아 백일해 가족 내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52.6%, 형제, 자매, 조부모 등 그 외 가족들이 약 47%로 나타나는 등 부모 외 주변 친척들도 영유아 백일해의 주요 감염원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영아와 함께 거주하거나 밀접한 접촉이 예상되는 청소년 및 성인에서의 Tdap 백신 접종은 질환 예방 및 이차적인 감염 확산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백일해를 예방하는 백신은 DTaP 백신과 Tdap 백신이 있다. 두 백신 모두 백일해(P)뿐만 아니라 디프테리아(D), 파상풍(T)을 모두 예방하는 혼합백신이다. DTaP 백신은 만 6세 이하에서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접종하고, Tdap 백신은 만11세 이상에서 1회 접종이 권고된다. Tdap 접종력이 없는 부모, 형제, 조부모 영유아 돌보미, 의료종사자, 산후조리원 종사자 등에게 접종이 권장된다. 국내 Tdap 백신으로는 ‘아다셀주’ 등이 있으며 사노피 파스퇴르의 Tdap 백신 ‘아다셀주’는 만 11~64세의 청소년 및 성인, 조부모 등에서 접종할 수 있다.

◇20대 절반 HPV감염... HPV 백신 접종 필요

흔히 자궁경부암 바이러스로 알려진 HPV(인유두종바이러스)는 200여종 이상의 종류가 존재하며, 이 중 40개 이상의 유형이 직접적인 성적 접촉을 통하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 HPV 유병률을 조사한 연구에서, 18-29세 건강한 여성의 절반에 가까운 49.9%가 HP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HPV 감염으로 인한 질환은 대표적으로 자궁경부암이 널리 알려져 있어 여성만 해당하는 질환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성생활을 하는 누구든 HPV에 노출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에서 HPV 감염이 발견됐고, 남성의 경우 생식기 사마귀나 항문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HPV 감염은 자궁경부암을 포함해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등의 암과 생식기 사마귀까지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다른 암과 달리 HPV 감염으로 인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4개 암을 비롯해 생식기 사마귀는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시중에서 접종할 수 있는 HPV 백신의 종류는 세 가지로, ‘예방할 수 있는 HPV 유형이 몇 가지 포함됐느냐’의 차이로 2가, 4가, 9가 HPV 백신으로 나뉜다. 기존의 4가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의 70%의 예방이 가능했으나 2016년에는 자궁경부암 예방 범위를 90%까지 넓힌 9가 백신이 등장했다. 기존의 4가 백신에서 추가로 5가지 고위험 HPV유형을 포함시킨 9가 백신은 남녀 에서 질암 20%, 외음부암 15%, 항문암 10%을 더 예방할 수 있다.

이미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의 선진국을 포함해 전세계 30개국에서는 HPV 관련 질환 퇴치를 목표로, 남녀 모두에서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이 국가들 중 호주는 2007년에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HPV 백신 접종을 국가예방접종에 도입해 HPV 질환 퇴치에 앞장서고 있으며, 2034년에는 호주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10만명당 1명까지 떨어져 HPV 질환을 ‘퇴치’ 가능한 첫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2016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NIP)를 시행해 만 12세 여아 청소년에서는 HPV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 남녀는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아 직접 병원에 내원해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다. HPV 백신은 만 9세에서 26세까지 접종 받을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 성인의 경우 최초 접종일로부터 2개월, 6개월 3회 접종일정으로 접종이 필요하다.

◇50대 이상은 대상포진 주의.. 뇌졸중·심근경색·치매 등 합병증 위험 높아

대상포진은 몸의 다양한 부위에 띠 모양의 수포가 나타나면서 ‘칼로 베는 듯한’,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은 모든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발병위험이 증가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17년 기준)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환자가 전체 환자 수(711,442명)의 절반 이상(61.8%, 440,020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17만 9천명(25.2%)으로 전체 연령에서 환자 수 1위를 차지했다. 이어 60대가 14만 2천명(20%)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면역력이 점차 감소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각성과 더불어 다양한 부위에 발병하고 여러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대상포진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 Postherpetic neuralgia)이다.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되는 신경통은 만성피로나 수면장애, 식욕부진, 우울증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또한 대상포진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이나 치매 등 치명적인 합병증 발병위험도 증가시킨다. 여러 관련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뇌졸중 발병위험을 약 1.31배(안부대상포진의 경우, 4,28배), 심근경색 발병위험을 약 1.59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발병위험은 약 3배가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포진 위험이 더 큰 경우도 있다. 당뇨를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나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상포진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당뇨환자는 세포매개면역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실제 65세 이상의 제 2형 당뇨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위험은 일반인과 비교해 약 3.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 혈당조절이 매우 중요한 당뇨환자에서 대상포진은 혈당조절능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에 ACIP 및 국내 가이드라인은 당뇨환자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대상포진 역시 가족력 질환 중 하나이다.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대상포진 발병위험이 4.9배 증가한다. 촌수와 관계 없이는 발병위험이 6.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면역력이 저하되는 50대 이상이거나 당뇨 및 가족력과 같이 대상포진 발병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라면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평소에 면역력을 관리해야 한다. 더불어 대상포진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인 백신 접종도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감염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6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50세 이상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대상포진(조스타박스 기준)은 1회 접종으로 50대에서 70%, 60대에서 64%의 예방효과가 있다. 백신 접종 시에는 백신의 예방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입증되었는지 전문의와 상담한 후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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