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햇볕, 난폭한 자살 증가시킨다?…‘감정기복’ 유발

봄철 햇볕, 난폭한 자살 증가시킨다?…‘감정기복’ 유발

기사승인 2019-04-30 13:35:46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봄철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햇볕의 증가’가 원인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계청의 2017년 국내 월별 자살현황에 따르면, 11, 12, 1, 2월 자살자가 900명대에 머물고 있는 것에 비해 3월부터 크게 늘어 5월 1159명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리스, 노르웨이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남반구에 위치해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호주에서도 3~5월(겨울)에 자살률이 낮고, 10월(봄)에 가장 높다.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진행한 ‘응급실을 내원한 자살기도자의 자살기도 원인 및 유발요인에 관한 연구’ 결과에서도 3월부터 자살기도율이 증가해 5월 정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 2019 2차 정책세미나’에서 자살이 계절적인 변동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햇볕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센터장은 “우선 자살이 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 아동학대 경험, 사회경제적 지위 추락 등 여러 이유가 있는데, 특히 심한 감정기복이 있는 우울증 환자의 경우 봄철 자살률이 높다”며 “빛이 눈의 망막을 통해 뇌의 시상의 일부분을 자극하면 감정의 기복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기분이 안정되고 좋아질 수 있지만,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사람이 있다. 실제로 음독 등 난폭하지 않은 자살보다 목맴, 익사, 총기, 투신 등 난폭한 자살이 자살 사망 전 10일간 햇볕의 일중 기간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또 “비정상적인 기분 변화가 나타나면 사소한 일에 짜증을 많이 내게 되고 예민해진다. 모든 사람에게 희로애락이 있지만, 남들보다 화를 잘 내며 때로는 화를 참기가 어려워지고, 아무 이유가 없이도 감정의 기복이 생긴다”며 “기분이 지나치게 좋을 때는 지나치게 많은 일을 벌리게 되고, 슬픈 일을 당하면 남들보다 더 심하게, 더 오랜 기간 힘들어한다. 가장 큰 증상은 불면증이고, 피로감과 초조감 등이 쌓이면서 안 좋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전 센터장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2~3월부터 햇볕을 쬐어 빛으로 인한 감정기복에 적응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을과 겨울철은 일조량의 저하로 인해 봄과 여름철에 비해 우울증이 오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틈틈이 햇볕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전 센터장은 “아침 8시에 일어나서 햇볕을 30분간 쬐면 우울증에 도움이 되고 잠이 빨리 든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면 우울증 위험을 10~30%까지 낮출 수 있다”며 “감정기복이 심한 경우 밤에 폭식을 하거나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습관은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인식이 적을 수 있으므로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난 2015~2017년간 289명 자살사망자와 352명 자살유족을 대상으로 심리부검 면담을 실시한 결과, 자살사망자의 92.0%는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죄책감, 무기력감, 과민함 등 감정상태변화, 수면상태변화 등 경고신호가 나타난다면 도움을 주어야 한다. 독거자의 경우 지역 정신보건센터, 자살예방센터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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