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소득 줄어 ‘탈빈곤’ 실패…중고령‧청년 등 新빈곤층 늘어

일자리‧소득 줄어 ‘탈빈곤’ 실패…중고령‧청년 등 新빈곤층 늘어

기사승인 2019-05-01 02:00:00

정부가 소득수준이 선정기준 이하인데도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수급자격에서 제외된 저소득층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을 할 수 있는 연령대의 수급자의 근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해 기초생활수급 탈락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내놨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20주년을 기념해 30일 오후 2시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향후 기초생활보장제도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국민들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나, 그동안 부양의무자 제도로 인한 사각지대 발생, 수급자 가구와 비수급 가구 간 격차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에 따르면, 소득 1분위 특성 분석 결과 노인가구의 비중이 약 65%정도로 높고, 최근에는 신(新)중년, 청년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취업가능성이 높은 35~64세는 30.4%로 취업 시 소득 분위 변동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1~2분위 가구주의 경제활동은 임시‧일용 및 자영업의 비중이 높은데, 일자리 감소로 근로소득이 감소하고, 취업자 수도 감소하면서 생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실업급여(고용보험 가입 사업장에서 일정기간 이상 연속성 있는 근로를 한 경우 지급) 대상에도 제외된다.

또 기준 중위 40% 이하 가운데 생계‧의료급여 비수급 빈곤층은 약 93만명에 달한다.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탄력적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병준 실장은 “비수급 가구소득은 수급 가구소득의 절반에 불과하다. 실질적 부양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전면 폐지하거나 고소득‧고재산 부양의무자만 기준을 적용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실업 및 소득감소는 생계가 어려워지는 가장 큰 요인이다. 기존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신중년, 청년에 대한 예방적 안정망이 구축돼야 한다”며 “실업으로 인한 긴급복지 생계지원 대상에게 적극적인 일차리 참여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급자가 일을 하면 소득이 증가한 만큼 복지급여가 삭감돼 실질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에서 탈락될 우려로 일을 하지 않아 빈곤이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에 근로연령 수급자의 근로 인센티브 확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포용복지연구단장 또한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를 축소하는 것은 비수급 빈곤층 보호와 생활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부양의무자 기준 전면 폐지와 단폐적 폐지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논의되고 있다. 전면 폐지는 빈곤층 소득안정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정 등 문제가 발생하고, 단계적 폐지는 시간과 논쟁이 지속돼 비수급 빈곤층 보호에 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조속한 결정과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고령층과 청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중고령층은 아동수당, 가족수당 확대 및 긴급지원제도 강화 등을 지원하고, 청년층은 청년수당 확대, 구직기간 중 생활지원 강화, 주거급여 확대, 긴급지원제도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수급 빈곤층 보호를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는 의지를 축사를 통해 밝혔다.

박 장관은 “빈곤 사각지대 완화를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속도를 높이겠다”며 “시대적·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제도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