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폭력 꼼짝마'...의료인 호신술 강좌 눈길

'병원 폭력 꼼짝마'...의료인 호신술 강좌 눈길

기사승인 2019-05-02 09:22:30

정신과 의사인 故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료현장에서의 의료인에 대한 폭력에 의료인 스스로가 대처하기 위한 호신술 강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명지병원은 지난 29일 오후 6시30분 T관 6층 직원휴게실 누리마루 헬스클럽에서  ‘의료인을 위한 호신술 강좌’를 개최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관으로 마련된 이번 호신술 강좌는 보안경호 전문업체인 ADT캡스의 전문 경호팀을 초청, 정신과 교수는 물론 모든 진료과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원내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강좌에서는 진료실은 물론 병원 내에서 예기치 않은 위험 상황에 처했을 때 본인은 물론 주변 의료진과 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호신술과 호신용품 사용법을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ADT캡스의 전문 경호팀은 의료인들이 직접 호신술 동작을 따라 하고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동작 시연과 실습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이 날 호신술 강좌에 참여한 홍민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평소 겉으로 내색할 수는 없어도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호신술 강좌를 통해 힘이 없는 여성들도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감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강좌를 주관한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송후림 과장은 “전국적으로 병원 내 각종 폭력 사건, 사고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국가나 병원에서도 여러 가지 대비책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위험상황은 갑자기 닥치기 때문에 평소 호신술을 익혀놓는 것이 의료인과 환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에서 호신술 강좌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형수 명지병원장은 “응급실을 비롯 병원에서 벌어지는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개정 의료법이 시행됐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여전히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의료인에 대한 폭력은 의료 종사자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의 폭력은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명지병원은 올 초 고양경찰서와 ‘의료현장 폭력근절을 위한 특별 간담회’를 갖고 의료현장 폭력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위해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마련, 시행중인데 응급실은 경찰의 야간 특별 순찰구역으로 지정하고 지구대와의 핫라인 및 비상벨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