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여성 절반이 희망하는 향후 배우자의 소득은 300만~4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혼 남성의 향후 배우자 희망 소득은 200만~300만 원이었다. 결혼 의향은 남성이 더 높았으나 대부분은 주거 문제 등의 이유로 결혼을 미루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혼여성 80%는 신혼집을 마련할 때 비용 일부를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액 부담할 뜻이 있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변수정·조성호·이지혜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8년 8월31일∼9월13일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남성 1708명, 여성 12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우선 미혼 남녀의 결혼 의향을 알아본 결과, 현재 결혼할 의향이 있는 경우는 36.6%, 현재 결혼 의향은 없지만 언젠가는 결혼할 의향이 있는 경우는 42.3%로 전체 78.9%가 결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도, 앞으로도 결혼할 의향이 없는 경우’와 ‘아직 모르겠다’고 응답한 경우는 각각 10.4%, 10.7%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남성은 ‘현재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2.2%으나 여성은 29.1%로 나타났다. ‘현재도 앞으로도 결혼 의향은 없다’는 비율은 남성이 7.8%고, 여성이 13.8%로 남성과 비교해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미혼 남녀에게 현재 미혼인 가장 주된 이유를 물은 결과, 약 40%는 ‘현재 결혼은 하고 싶지만 학업이나 취업 또는 집 마련 문제 등 아직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못 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 약 30%는 ‘아직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23.6%의 응답자는 ‘결혼은 하고 싶으나 적절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해서’ 미혼으로 남아 있다고 응답하고, 나머지 5.3%는 아직 결혼할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의 응답을 보인 ‘결혼은 하고 싶지만 아직 여러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라는 이유는 남성의 경우 47.2%를 차지하고, 여성은 29.8%로 집계됐다. 여성은 오히려 ‘아직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미혼이라는 응답이 40.2%로 가장 높게 나타나 여성과 남성의 미혼 유지 이유가 매우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아직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못 하고 있다’는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주거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본 결과, 평균 68.5%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응답한 1192명 중 30% 정도의 응답자에서 주거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60~80% 미만 이라고 응답했고, 25.3%는 주거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80~90%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약 19%는 미혼인 이유 중 주거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90~100%라고 응답해, 결혼하고 싶지만 상황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고 있는 경우 비교적 많은 경우가 주거문제로 결혼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신혼집 마련 비용을 ‘전액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답은 남성이 40.4%였다. 반면 여성은 5.8%에 그쳤다. ‘전혀 부담할 의향이 없다’는 답은 남성이 2.3%, 여성이 12.1%였다.
다만 ‘일부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여성이 82.2%로 남성(57.3%)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거주지에 따라서는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일부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70.2%로 높게 나타났다.
얼마의 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대해서는 평균적으로 남성은 1억 3700만 원 정도, 여성은 6700만 원 정도를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결혼을 한다면 자신의 소득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본 결과에서는 200만~400만 원 사이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남성은 결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월평균소득이 300만~400만 원 정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42.2%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200만~300만 원 구간이 5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400만 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를 보면, 남성은 18.6%, 여성은 7.8%로 남성이 결혼에 있어서 본인 수입에 대한 조건이 더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거주지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는데, 수도권의 경우는 200만~300만 원 구간도 높은 비율을 보이기는 했지만, 300만~400만 원 구간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광역시와 그 외 시도에서는 300만~400만 원 구간보다는 200만~300만 원 구간에서 매우 높은 비율을 보였다.
결혼을 한다면 본인이 아닌 상대방의 소득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알아본 결과, 남성이 생각하는 상대방의 소득은 200만~300만 원 구간이 약 5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득이 얼마이든 상관없다는 응답도 19%를 차지했다.
여성이 생각하는 상대방 소득은 300만~400만 원 구간이 44.3%, 400만 원 이상이 약 30%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지역일수록 결혼에 적절한 상대방 소득을 높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현재 본인의 소득도 중요하게 작용했는데, 대부분 상대방 소득을 200만~300만 원 사이로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만 400만 원 이상의 소득이 있는 미혼 그룹은 상대방의 소득이 300만~400만 원 정도여야 한다는 비율이 27.8% 로 가장 높았고, 400만 원 이상을 기대한다는 비율도 25.8%를 차지해 본인의 소득이 높은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상대의 소득도 높게 기대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