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상 결렬?’…美 ‘관세인상’ vs 中 ‘강력한 보복’

‘美‧中 무역협상 결렬?’…美 ‘관세인상’ vs 中 ‘강력한 보복’

트럼프 “중국이 무역합의 깼다”…현지시간 9일 양국 마지막 담판

기사승인 2019-05-09 10:48:44

미국과 중국의 마지막 무역협상이 ‘합의 실패’의 길로 가는 모양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고, 미국 행정부 관료들도 중국이 당초 합의된 무역협상 초안을 상당부분 뒤집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미국이 협상 결렬과 관세인상 카드를 꺼내들 경우 강력한 보복으로 맞대응 할 수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美中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broke the deal)”고 말했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에서 시릿된 유세를 통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히고 “우리가 매기는 관세를 보고 있는가? 그들이 합의를 깨뜨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그들(중국 협상 대표단)이 날아오고 있다. 우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1년에 1000억 달러 이상 받아들이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중국이 우리의 노동자들을 편취하는 것을 멈출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수개월 동안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미국과 중국은 이달 1일 중국 베이징에서 협상을 진행한데 이어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워싱턴에서 장관급 무역협상에 나선다.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 대표단은 류허 부총리 이끄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이 재협상을 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10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이 당초 협상 초안을 뒤집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소식통과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 3일 밤 늦게 무역합의 초안을 조직적으로 수정한 150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미국에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인상 카드를 꺼내 경고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측 수정안은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을 뒤집는 것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의 말에 의하면 중국은 초안을 구성한 7개 장(章)에서 모두 미국이 당초 무역전쟁을 일으킨 핵심적인 불만 사항들을 해결할 법률 개정 약속을 삭제했다. 이는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무역 비밀 도둑질, 기술 이전 강요, 경쟁 정책,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 환율 조작 등이다.

이에 대해 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초안의 수정 범위에 깜짝 놀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의의 근원적인 구조 기반을 약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중국이 수정안을 철회하고 새 법 제정에 동의해야 갈등 고조를 피할 수 있다면서도 류 총리가 협상을 다시 제 궤도에 올려놓을 제안을 워싱턴에 들고 올 것이라는 희망을 미국 관리들도 거의 갖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무역대표부(USTR)는 8일자 관보에 10일부터 2000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계획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카드가 현실화된 셈이다.

관세인상 등 강력한 미국 측의 압박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력한 보복을 할 것이라면서도 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발표(관세인상)에 대해 당일 심야에 긴급 성명을 통해 “미국이 10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릴 예정이다. 무역 마찰을 격화하는 것은 양 국민과 전 세계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미국 측이 이런 관세 조치를 시행한다면 중국은 부득이하게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맞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언론도 미국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에서 중국은 미국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측 협상대표단이 당초 계획보다 하루 늦게 미국으로 떠난 것은 바로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중국인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하면 결국 손해는 양국이라면서 공평의 원칙을 토대로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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