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인해 질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생소한 피부과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엔 정식 명칭조차 없어 ‘기저귀피부염’ 혹은 ‘기저귀발진’으로 불리는 실금관련 피부염 ‘IAD’다.
전문가들은 욕창과 비슷하지만 그 관리법은 전혀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이에 최근 진료지침 개발에 참여한 영국의 보겔리 교수와 국내에서 IAD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인 창상학회 김명신 부회장에게 질환의 특징과 예방법, 주의해야할 점 등에 대해 물어봤다.
Q. IAD라는 질병 자체가 굉장히 생소하다. 어떤 질병인가? 그리고 심해질 경우에 환자들에게 어떤 위험이 있나?
[보겔리] IAD는 수분과 관련된 피부손상 네 가지 중에 한 가지다. 네 가지 중에 IAD가 가장 흔하고 많이 알려진 피부 손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평가하고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환자들은 상당한 불편함과 통증을 겪게 되는데, 주로 요실금, 변실금 환자들에게서 발생한다.
환자들은 피부에 염증이 생긴다든지, 개방 창상이 생기고 또한 피부가 짓무르기도 한다. 칸디다와 같은 곰팡이균에 의한 감염이나 박테리아 세균에 의한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은 단순한 불편함 이상으로 더 큰 손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적절한 진단과 필요한 조치가 제공된다면 환자들의 전반적인 치료 경과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Q. IAD와 욕창과 구분이 어렵다고들 한다. 어떤 차이가 있나?
[보겔리] 숙련된 간호사들도 1단계 욕창과 IAD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IAD와 욕창은 유사한 점이 많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다. 이 두 질환은 눈에 보이는 증상 중에 유사한 것들이 많다.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은 두 질환의 공통적인 증상이다.
두 질환의 차이를 찾자면, 먼저 IAD는 ‘실금관련피부염’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환자의 실금 여부가 중요하다. 만약 환자가 실금이 없다면 IAD라고 말할 수 없다. 또한 신체의 어떤 부위에서 발생하는가도 중요하다.
욕창은 주로 뼈가 돌출된 부위에서 많이 발생하고, 피부의 깊은 곳에서 시작되어 피부 표면으로 진행되어 나온다. 반면 IAD는 겉 피부에서 시작해 피부의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실 두 가지를 함께 앓고 있는 환자도 많아서 어떤 질환으로부터 기인했는지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괜찮은 평가도구들이 개발돼있는 상황이다.
Q. IAD를 예방하는 방법과 적절하게 관리하는 법은?
[보겔리] 우선 가장 좋은 것은 피부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근거 중심의 평가 도구를 이용해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자료들을 살펴봤을 때도, 근거 중심의 접근을 하는 것이 피부 관리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비누나 물을 이용해서 세정하고 수건으로 피부를 닦으면 피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적합한 세정제를 선택해서 오염물을 잘 씻어줘야 하는데 이 때, 헹궈내지 않아도 되는 노린스(No-rinse) 제품 사용을 권장한다.
최근에 나온 세정제들은 대부분 헹굼이 필요 없는 제품들이 많으며, 세 가지 기능이 한 가지에 들어 있는 제품 혹은 습기나 오물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주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Q. IAD의 구분과 예방, 관리를 위한 지침이 있나?
[보겔리] 안타깝게도 최근까지는 IAD에 대한 적절한 분류기준이라든지 평가도구가 없었다. 그래서 간호사들의 숙련도에 의존해 평가하도록 했었다. 이에 여러 국가의 전문가들이 모여 IAD에 대한 적절한 예방과 관리를 위한 국제 가이드라인 ‘글로비아드(GLOBIAD)’를 2015년 개발했다.
툴 자체가 구조화된 피부관리 요법을 제시해주고 실금관련피부염을 분류하는 기준을 제시해준다. 이미 검증은 마쳤고 각국 언어로 번역이 이뤄지는 중이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차근차근 관련 작업들을 해내고 있다.
개발 당시 쟁점은 많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를 꼽자면 ‘보습의 역할’이다. 가이드라인 제정 과정에서 피부손상의 원인이 과도한 수분인데 수분을 추가로 보충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프로토콜에서는 세정, 보호 그리고 보습이라는 3단계 관리를 제시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세정과 보호’라고 결론 내렸다. 실제 치료순서는 세정, 보습, 보호 순이다. 보습이 필요한 경우는 당초 피부질환이 있어 건조하거나 탈수상태, 혹은 간질환이나 신장질환을 앓고 있어 피부가 푸석한 환자다. 이 경우 보호제를 사용하기 전에 추가보습을 하면 된다.
Q: 국내 IAD 관리현황은 어떠한가?
[김명신] 국내 유병률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는 거의 없다. 일부 논문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병률은 외국의 경우 40% 정도다. 국내는 요양원부터 상급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다양해서 유병률이 외국과는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중환자실의 경우에는 실금 환자가 많아 50% 이상의 유병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IAD 기준이 연구도구마다 다른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한 연구에서는 실금으로 인한 발적이 있는 경우를 IAD라고 정의할 때, 중환자실의 실금환자 중 IAD 유병률이 거의 100%라고 보고 된 바 있다. 요양병원의 경우, 2009년에 12.3% 정도라는 보고가 있었다.
그렇지만 노인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상급 종합병원에서 요양원으로 가는 경우도 많고 아픈 상태로 기대여명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실금을 가지고 계실 것으로 볼 수 있다. 질병이 없는 사람들도 요실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프고 오랜 기간 와병하는 경우에는 실금 유병률이 더 높아진다. 또한 치매, 신체 노령화가 진행되어도 실금이 동반된다.
다만 국내에서 IAD라는 개념은 창상 전문가 정도에서 이해도가 높은 편이며 일반 의료진, 간호사들에게도 아직 생소한 질환이다. 보통 기저귀 발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바로는 상처전문 간호사가 있는 곳은 관리가 어느 정도 되지만 일반 요양원이나 2차 병원처럼 교육영향이 덜 미치는 곳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Q: 국내 진료지침이 있나? 있다면 국제 가이드라인과의 차이점은?
[김명신] 국내에 전문가들의 동의가 이뤄진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원대 간호학과에 계신 박경희 교수님이 대한간호학회 학회지에 실금 간호지침을 수용·개작해 프로토콜로 만든 후 효과를 검증한 논문을 게재한 적이 있다. 외국의 근거기반 가이드라인 여러 개를 합쳐서 국내 실정에 맞게 만든 것이다.
그 중에 일부 내용을 예로 들면, 외국에서는 피부 세정 시에 세정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국내에서는 비용 문제나 급여 문제로 인해 세정제 사용은 권고한다는 정도로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IAD 예방과 치료행위에 대한 수가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세정이나 보호, 보습 등에 사용하는 제품을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실금이 발생하면 바로 세정하라는 것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또한 피부 세정 시에 무언가를 사용한다면 문지르지 말고 살짝 압박을 가하면서 닦으라는 등 현실적인 내용을 주의 깊게 시행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Q: 관리와 예방을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개선돼야하나?
[김명신] 일단 자주하는 실수들을 강조하고 싶다. 아무 연고를 바르거나 파우더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그리고 피부가 짓물러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처 드레싱은 피해야 한다. IAD는 발생하자마자 처리해주는 것이 어떤 처치보다 중요하다는 인식과 지식만 있어도 50% 이상 악화를 줄일 수 있어 인식, 지식,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단 IAD가 생기면 관리가 번거롭다. 간호시간도 많이 든다. 간호사들이 IAD 환자 1명을 간호하는데 30분 이상 걸린다. 업무 8시간 중에 30분은 굉장히 긴 시간이다. 요즘 간호인력 문제가 이슈인데, 무엇보다 예방을 통해 간호시간이 줄어들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간호사들이 환자를 제대로 처치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과 의료기관의 이해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당장 국내 진단분류를 개선해야한다. 현재 기저귀 피부염으로 돼있다. 기저귀 피부염으로 분류가 돼있으면 기저귀 사용 환자에게만 집중될 우려가 있다. 실금관련피부염으로 등록돼 실금을 가진 환자들이 IAD를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학회 차원에서도 국제 연구 및 관리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정리해 국내 병원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보통 광고에서 ‘상처가 나면 약을 바르세요’ 혹은 ‘파우더를 뿌리세요’ 같은 광고에 노출되다 보니 상처가 생기면 뭔가 바르거나 뿌려서 해결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원인을 정확히 알고 학문적으로 정의를 해주어야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대국민 교육도 가능하다고 본다.
3단계 프로토콜처럼 근거 기반의 자료로 국민교육을 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오인하기 쉬운 치료 방법들이 만연하니 일반적인 사람들은 관리가 잘 안 된다고 봐야 한다. 흥미로운 연구가 있었는데, IAD를 본 경험이 많을수록 지식이 높을수록 잘 감별한다는 연구가 있다. 교육, 인식, 그리고 경험이 중요하다.
Q: 마지막으로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겔리]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실금 문제가 생겼다면 숨기지 말고 적절한 관리와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간혹 창피하다는 이유로 숨기는 이들이 있는데, 그럴 경우 불필요한 피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환자를 돌보고 있는 보호자는 앞서 설명한 ‘3단계’ 관리를 생각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정이다. 요실금 때문에 기저귀를 착용하는 상황이라면 이로 인해 문제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용해야 한다면 자주 교체해야 한다. 실금 환자일지라도 적절히 관리만 된다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보건의료전문가들에게는 실금 관련 피부손상에 대한 인식을 높일 것을 당부하고 싶다. IAD에 대한 평가방법, 기준 자료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실금 관련 피부손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일단 환자가 IAD로 분류되면 관리자체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 3단계 프로토콜을 적용하면 된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분류와 파악이 필수이기 때문에 논문이라든지 자료들을 확인해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적절한 근거중심의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