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만으로 우울증, 조울증의 발생을 90%에 가까운 정확도로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보고 없이도, 객관적인 행동양상과 생체리듬의 교란을 측정해 우울증과 조증 재발을 예측, 진단 가능함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팀(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 조철현 교수, 성신여대 이택 교수)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꾸준한 약물치료에도 자주 재발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요인이 경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리 재발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55명의 주요우울장애, 1형 양극성장애, 2형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활동량, 수면양상, 심박수변화, 빛노출 정도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수집하면서 증상의 변화와 우울증, 조증, 경조증의 재발양상을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생체리듬의 교란과 연관된 요인들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으로 학습할 경우, 3일 후의 증상재발여부를 90%에 달하는 정확도로 예측이 가능했다.
이헌정 교수는 “기분장애환자의 증상발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미리 대응하여 증상발현을 조절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이며, 이는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약물치료만으로 예방하기 어려운 우울증, 조울증의 재발을 약물치료와 함께 웨어러블기기와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며 “머지않은 미래에 이 기술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관련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4월 17일자 게재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