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이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빠졌다. 연이은 악재로 어려움을 겪던 와중에 부정·관권선거를 저질렀다는 의혹까지 받게 된 것이다.
고양시 비리척결운동본부 고철용 본부장(사진)은 13일 “이봉운 제2부시장을 통해 지난해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장 후보 경선 때 이 시장이 부정·관권선거를 자행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 시장은 즉시 모든 잘못을 시민들에게 자백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고 본부장은 발표에서 “지난해 4월 당시 최성 시장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이재준 후보가 A씨(추후 선대본부장)를 앞세워 제2부시장 집무실로 찾아가 경선 선거운동 도움을 청했다”며 “이를 수락한 이 부시장은 그해 5월 2일 오전 11시쯤 최 시장 지지자들을 모아 이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쯤 ‘최성 캠프’ 접수를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또 “이재준 시장 취임 후 드러난 시장으로서의 자질부족을 지켜보던 이 부시장은 최근 부정·관권선거의 잘못을 시인하게 됐다”면서 “이 부시장은 이에 대해 105만 고양시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 시장에게 동반 사퇴를 요구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고 본부장은 “이 부시장은 일산신도시를 슬럼화시키는 정부의 제3기 신도시 계획 발표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동반 퇴진 때까지 시민들의 여망인 신도시 계획 철회를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 본부장은 “이런 엄중한 사안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이 끝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추가 중대 발표를 가감없이 하겠다”면서 이 시장의 또 다른 잘못이 있음을 암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 본부장은 이 시장을 향해 “고양시 예산으로 자신의 관사를 마련하려다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실패하고, 지역의 초일류기업의 공장등록을 취소하려는 개념 없는 시도를 하는가 하면, 고양시를 엉망으로 만드는 제3기 신도시 추진에 앞장서는 등 한심한 행정으로 일관했다”고 역설했다.
한편 고 본부장은 “고양시 수뇌부를 궤멸 상태에 빠뜨릴 수 있는 참담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슬프고 괴로웠다”며 “이 시장의 부정행위의 여파를 제거해야만 고양시 공직자들이 좋은 행정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