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이면 어김없이 두통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편두통, 긴장성 두통이 흔히 나타나고, 알레르기 질환, 환절기 감기, 이사와 같은 환경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두통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일상을 괴롭히는 두통을 악화시키는 요인과 이에 대한 치료법을 짚어봤다.
◇봄철 두통, 비염· 춘곤증 악화 원인 잡아야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과 코 막힘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계속되는 재채기, 물처럼 흐르는 콧물을 동반한다. 숨 쉴 때 코로 들어오는 꽃가루가 비강 점막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인데, 이러한 증상은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증상 발생 1~2주 전에 치료하면 개선효과가 뛰어나다.
춘곤증도 두통의 악화 원인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우리 몸이 새 환경에 적응하고자 피로를 느끼는 데 이때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춘곤증을 피하려면 영양보충을 충분히 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 봄철에는 상대적으로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요구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 피로회복과 면역력 향상을 꾀하는 것이 좋다.
◇한 쪽 머리가 욱신거리는 ‘편두통’
‘머리가 욱신거린다’, ’쿵쿵 거리면서 아프다‘라고 표현하는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반복적으로 울리는 증상을 보인다. 통증의 강도는 다양하나 대개 일상생활을 저해할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다. 두통으로 소화불량과 메스꺼움, 구토 증상, 또는 두통이 있는 쪽의 눈이 아프거나 충혈 되기도 한다. 또한 시야장애, 감각장애, 마비 등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해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벼운 편두통은 진통제를 먹고 일정시간 휴식을 취하면 금세 완화된다. 반면, 구토 증상이 있을 정도로 두통이 심한 경우에는 진통제 효과가 거의 미미하다. 이때는 편두통에 잘 듣는 약을 의사에게 직접 처방 받아야 한다.
편두통 치료제에는 예방하는 약과 통증을 줄여주는 약으로 구분된다. 한 달에 심한 두통이 2회 이상 발생하거나, 두통 발생 빈도가 높아서 주기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는 예방하는 약을 먹어두는 게 좋다.
◇갑작스런 변화나 스트레스가 ‘긴장성 두통’ 유발
봄철 날씨 변화와 이사, 입사 등 갑작스레 긴장된 상태에 놓이면 근육이 수축하고 뻣뻣해진다. 이로 인해 근육 통증과 함께 ‘긴장성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두통 양상은 편두통보다 더 다양하게 나타난다. 뒷머리가 묵직하거나, 콕콕 쑤시거나, 머리 전체가 멍하게 아프거나, 혹은 머리 여기저기가 번갈아 아프기도 한다. 편두통에서 흔히 보이는 오심, 구토, 안구통 증상은 긴장성 두통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긴장성 두통이 한번 발생하면 수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긴장성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민감한 성격, 불면증, 우울증 등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재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 발생 이후 치료법은 스트레스 관리와 더불어 통증 억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또 목 부위 뼈나 근육 이상도 긴장성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며 “평소에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경직된 신체를 자주 이완시켜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약물 남용, 뇌졸중도 두통 유발
진통제를 오랫동안 복용한 편두통, 긴장성 두통 환자들에서는 ‘약물 남용성’ 두통이 나타난다.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심한 두통이 나타나는 것인데, 진통제에 있는 카페인 성분이 약물 의존반응을 유발기 때문이다.
문제는 약국에서 처방없이 판매되는 진통제 상당수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약물 남용성 두통 환자들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평상 시 두통이 없던 사람에게 갑자기 벼락치듯 심한 두통이 나타나고 팔다리 마비나 발음장애가 동반되면 뇌졸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말이 어둔해지거나, 손발 사용이 불편해지거나, 걸을 때 휘청거리거나, 눈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벼락두통에 동반되면 뇌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라며 “벼락두통만 나타났더라도 증상이 아주 심하다면, 전문가에게 진찰 받고 뇌 사진(CT나 MRI)를 찍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