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정신질환자 42만명, 범죄 예방 위해 "인력 확충, 24시간 응급개입팀 설치"

중증 정신질환자 42만명, 범죄 예방 위해 "인력 확충, 24시간 응급개입팀 설치"

기사승인 2019-05-15 11:00:00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 시행·낮병동 운영 활성화·비자의 입원 제도 개선 검토 등 시행

진주 방화살인사건 등 잇따라 발생하는 정신질환자 관련 범죄로 사회적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들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세웠다.

우선 정신질환은 조기진단과 지속치료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중으로 각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개입팀을 설치하고, 24시간 정신응급 대응체계를 유지한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퇴원 후 치료 중단과 재입원 방지를 위한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예산 규모와 세부 일정은 현재 진행 중인 내년도 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중증정신질환자의 범위는 질병의 위중도와 기능손상의 정도를 정의하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 대체적으로 약 50만 명 내외의 중증정신질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증정신질환의 대표적인 원인 질병은 조현병, 조울증, 재발성 우울증이며, 정신의료기관과 정신요양시설에 약 7만 7000명의 중증정신질환자가 입원치료와 정신요양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중증정신질환자는 약 42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 등에 등록된 환자는 약 9만 2000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지역사회 정신건강 기초 인프라인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내년부터 3년에 걸쳐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충원 예정된 785명의 인력(센터 당 평균 4명 추가)을 앞당겨 충원해 현재 전문요원 1인당 60명 수준인 사례관리 대상자를 25명 수준으로 개선하고, 향후 늘어나는 사례관리 업무량을 고려해 인력 확충 계획을 추가로 조정할 예정이다.

또 중증환자에 대해서는 집중사례관리 서비스를 도입하고, 이를 위해 전문인력에 대한 교육도 강화한다.

특히 광역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신보건 관련 사업 예산을 광역자치단체 단위로 묶어서 내주면 시도가 지역 여건에 따라 자원 배분을 조정하고, 자율적으로 기획·집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내년 중으로 각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개입팀을 설치하고, 24시간 정신응급 대응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응급개입팀은 정신응급 상황 시 경찰‧구급대원과 함께 현장 출동하는 전문요원이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전문요원이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서 위기상태를 평가하고, 대상자에 대한 안정을 유도하거나 적절한 응급치료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복지부는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정신응급의료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시범사업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자원과 서비스 투입량이 많은 급성기 특성을 반영해 수가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다.

자‧타해 위험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이나 행정입원을 하게 된 경우, 저소득층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퇴원 후 치료 중단과 재입원 방지를 위해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팀이 일정 기간 방문상담 등을 실시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하여 사례관리,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더불어 조기퇴원을 유도하기 위한 ‘낮병원’ 설치·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 시범사업도 하반기에 시행한다. 이는 병원의료로부터 사회복귀 또는 재택으로의 중간시설로서, 주간만 환자를 수용진료하고, 야간은 각각 귀가시켜 사회로부터 격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각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는 ‘지역 정신응급 대응 협의체’를 설치해 지역 사회의 정신건강 현안을 논의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지역 정신건강관리의 총괄(컨트롤타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일선 경찰, 보건, 복지 담당자가 발견하는 특이 민원사례에 대한 정례평가를 도입하고, 반복되는 문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며, 보건-복지 통합사례회의를 통한 사각지대 해소와 조기발견에도 노력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신재활시설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지역별‧유형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한다. 정신재활시설은 정신질환자의 사회적응 및 복귀를 돕는 곳으로, 전국에 348개소가 있으며, 전체 228개 시‧군‧구 중 미보유 시‧군‧구는 104개이다. 

또 거점 정신재활시설을 지정해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만 집중된 지역의 정신질환자 관리 업무를 거점 정신재활시설을 지정하여 분산, 정신재활시설에 등록된 환자는 재활시설에서도 사례관리를 할 수 있도록 업무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자‧타해 위험 환자에 대한 비자의 입원 제도의 개선도 검토한다. 최근의 정신질환자 범죄 사건들을 분석하여 제도적 결함에 따른 치료 누락 여부, 환자의 인권 보호, 치료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행 제도를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은 조기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로 정상생활이 가능하며, 자‧타해 위험 상황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이번 우선 조치 방안으로 일시에 정신건강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국민께서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하면서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포용 사회를 구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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