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로 재난적의료비 부담 줄었다지만…6%는 돈 없어 치료 포기

‘문케어’로 재난적의료비 부담 줄었다지만…6%는 돈 없어 치료 포기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보건정책 중간점검

기사승인 2019-05-17 00:02:00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중간평가가 이뤄졌다. 그 결과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3대 비급여 부담 해소 ▲가계부담 대폭 강화 ▲저출산 대책에 따른 임산부‧아동 의료비 경감 추진 등 정책이 추진계획에 따라 집행되면서 실제로 하위 20% 저소득 가구의 재난적의료비 부담가구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의 6%가 경제적 이유로 의료이용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도별 예산 비교, 관련 성과 분석, 전문가 자문은 물론 2017년 8월 문재인 케어 발표 이후 올해 5월 10일까지 발표된 보도자료 및 언론보도 분석을 토대로 문 정부의 보건정책을 진단하고, 이날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슈베르트홀에서 열린 ‘정부 2주년 보건복지정책의 진단과 과제’ 토론회에서 발표했다.

강 위원에 따르면 의료 보장성 강화의 경우 추진 계획에 따라 정책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추진을 위해 지난해 간, 담낭 등 상복부 초음파 검사 및 뇌‧뇌혈관 MRI에 건강보험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3대 비급여인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도 지난해 1월부터 부담을 완화하거나 완전 폐지됐고, 본인부담 상한제 개선,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확대, 취약계층 부담 완화 등의 정책도 시행됐다. 지난 1월부터는 임산‧출산 진료비 지원 확대 및 1세 미만 영유아 외래 본인부담 경감 정책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하위 20% 저소득 가구의 재난적의료비 부담가구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 위원은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현상 심화 가능성이 나타나 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외래 요양급여비용 비중과 외래 내원일수의 경우 2017년 1~9월과 2018년 1~9월을 비교했을 때 상급종합병원은 증가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감소했다.

정부는 과이용을 통제하기 위해 경증질환의 상급병원 이용 시 높은 약제비 본인부담률 적용 대상을 52개에서 100개 질환으로 확대하고, 예비급여 항목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따라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강 위원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예비급여 본인부담은 신기술 서비스에 대한 접근 격차가 발생할 수 있어 정책의 역기능에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최근 발표한 ‘2018 한국 의료 질 보고서’를 보면, 지역가입자에서 최고소득층은 전체 가입자 평균보다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높고 최저소득층은 전체 가입자 평균보다 낮으면서 최고소득층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체 평균 수준에서 비급여 진료를 위한 본인부담 비율의 증가는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서비스 범위가 충분하지 않아 개인의 부담이 증가하는 문제를 보여 주며, 소득계층 간 차이는 전액 본인부담의 어려움으로 저소득층이 이용을 포기했을 상대적 격차를 보여준다. 즉, 저소득층의 낮은 비급여 본인부담 비율은 전액 본인부담의 어려움으로 필요서비스 이용을 포기했을 상대적 격차를 보여준다.

강 위원은 “가계동향조사와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통해 조사한 결과, 국민의 6%는 여전히 경제적 이유로 의료이용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급여 보장 인구가 3% 수준인 상황에서 무시해서 안 될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필요한 비급여서비스가 급여서비스로 전환될 때 비급여 본인부담률의 수준이 소득계층 간 격차를 좁히면서 낮아지도록 관련 정책의 정교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비급여 증가 통제 및 국민의 의료선택권 보장을 위해 비급여 진료비 공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 공개 항목을 2017년 107개에서 2018년 207개, 2019년에는 340개로 확대했지만, 비급여 통제 필요성이 높은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등은 공개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의무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정신건강 질병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구 예산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 재정 투자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민간의료기관 참여를 통한 공공의료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 간 이해와 설득을 토대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 위원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과 관련해선 사전 준비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행됐다고 평가했다. 가입자간 형평성, 변화에 대한, 수용성,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4년 주기의 2단계 개편을 추진했고, 개편에 따른 보험료 인상자에 대해 보험료 경감을 적용하여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또 국민 중 약 25%의 보험료 변경에 대한 사전 준비를 통해 민원 증가 및 징수율 변동 없이 개편을 이행했다는 설명이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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