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분 섭취, 자기 전 양치질 등 건강한 음주 습관 지켜야
“술 마시면 다리가 아파요. 소주 2잔 마셨는데.. 오늘만 그런 게 아니고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성인이라면 과도한 음주 후 숙취로 고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개 숙취라고 하면 속 쓰림, 메스꺼움, 구토,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드물게는 온몸에 통증을 느끼는 사람도 존재한다.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술만 마시면 만취가 아닌데도 팔, 다리가 너무 아려서 잠도 못 잔다. 원인도 모르고 그냥 끙끙 앓거나 진통제를 먹는다. 나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례들을) 모아봤다”며 음주 후 근육통을 호소하는 이들을 소개했다.
대체로 “맥주 등 술만 마시면 다리가 골고루 아프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 많이 마시거나 자주 마시는 것도 아닌데 술을 마시고 집에 오면 (팔다리가) 저리고 아프다”, “주량이 맥주 500cc 정도이다. 그 정도만 마셔도 성장통처럼 무릎과 허벅지 등 다리가 전체적으로 아프다. 심할 땐 팔이나 허리도 아프다”라고 하는 등 소량의 음주 후 근육통 증상을 보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러한 통증은 일종의 ‘숙취’에 해당한다. 맥주나 소주 등 1~2잔의 소량을 마시더라도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드물게 심각한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이 체내에 들어가면 알코올은 간에서 생성된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화학물질로 바뀐다. 이 독성 물질은 각종 숙취 증상을 유발한다”며 “보통 숙취 증상은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등이 흔하다. 술을 많이 마셨을 때 근육 통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흔한 증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시키는 기능이 약하면 다른 사람에 비해 적은 음주량으로도 숙취가 심하게 나타난다”며 “예를 들어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면서 기존에 허리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 술을 마시게 되면 척추 인근 신경에 영향을 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알코올을 분해하다 보면 젖산도 생성된다. 피로 유발 물질인 젖산은 보통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 후, 운동 후 생긴다”며 “젖산이 많이 쌓이면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은 개인별로 다르고,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몸이 힘든 사람은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음주를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알코올 분해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고 불편한 사람이 음주를 지속하면 간 손상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유전적인 요인, 성별, 영양 상태, 동반된 질환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에 안전한 음주를 정의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남성은 하루 4잔, 여자는 2잔 이상의 음주는 간에 부담을 주기 쉽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을 지키는 음주 노하우로 ▲식사 후 음주 ▲음주 시 충분한 수분 섭취 ▲자기 전 양치질을 제안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빈속에 술을 마시면 장 속에서 알코올 흡수가 빨라지고 분해 능력이 낮아진다.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할 경우 식사를 한 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또 물을 마시면 위와 장 속의 알코올 농도가 낮아지고 알코올의 흡수율도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음주 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권고된다.
침 속에서도 알코올을 분해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음주 후 그냥 자게 되면 알코올과 알코올 속의 각종 발암물질이 함께 남아 구강점막과 식도 등에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자기 전엔 꼭 양치질을 해야 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