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병원 소개 후 비급여 진료비 할인·면제…헌재 "환자 유인행위 아냐"

지인에게 병원 소개 후 비급여 진료비 할인·면제…헌재 "환자 유인행위 아냐"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 유인행위로 단정하기 어려워

기사승인 2019-06-03 08:53:08

지인에게 병원을 소개한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면제해주겠다고 광고한 것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 유인행위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의료법상 환자 유인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의사 A씨가 기소유예처분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의 병원 1층 엘리베이터 앞 입간판에 지인을 소개한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에 사용할 수 있는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겠다고 광고한 혐의로 입건돼 검찰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도록 한다.

헌재는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 유인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하는 행위,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라며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면제하는 내용의 상품권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광고행위는 의료법이 금지한 환자 유인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상품권을 A씨의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비급여 진료 혜택을 1회 받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도 없다”며 “따라서 의료시장 질서를 현저하게 해칠 정도에 이르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검찰은 A씨에 대한 재수사를 실시해 기소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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