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으로서는 최고 영예인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에 올라 기쁘고 행복합니다.”
‘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10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본선 무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판소리명창부 장원에 오른 최영인(45·익산)씨는 “5번 도전 끝에 장원에 올라 기쁘고 행복하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최 씨는 특히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의 영광을 마흔 넘어 다시 시작한 판소리 외길 도전에 힘을 불어넣어 준 어머니와 선생님, 가족들에게 돌렸다.
남원에서 초등학교 5학년에 처음 동편제로 국악을 배우기 시작한 최씨는 전북도립국악원, 전주시립국악단에서 활동하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가지면서 소리꾼의 길에서 빗겨서기도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아부담이 덜해지면서 다시금 소리꾼의 열망이 피어오른 최씨는 마흔 넘어 다시 소리꾼의 길로 돌아와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의 꿈을 키워왔다.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명창부에 도전한 지난 2015년과 2016년 장원 바로 아래인 차상에 그치면서 깊은 실의에 빠진 그는 한때 ‘소리꾼의 길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쓰디쓴 좌절도 맛봤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 준 것은 가족이었고, 선생님이었다.
“이대로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들던 때 남편과 가족들이 큰 힘이 되어 줬어요. 장원에 오른 것도 다 그 덕분이죠.”
동편제로 국악인의 길에 들어선 최영인 씨는 동초제 이일주 명창을 사사, 동초제 특유의 정확한 사설에 정교한 너름새와 맺고 끊음이 분명한 웅혼한 창법으로 흥보가를 완창하며 국악계의 주목을 끌어왔다.
최씨는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의 영광에 짓눌리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배우고 익혀 춘향가도 완창해 더 큰 소리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