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간한 ‘2019년 자살예상백서’에 따르면, 노인 자살률은 우리나라가 58.6명(2015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평균 18.8명, 각 국의 최근년도 기준) 중 가장 높았다.
또 2017년 우리나라 자살자수는 2016년(1만3092명) 대비 629명(4.8%)가 감소한 수치다. 같은 해 자살률은 2017년 24.3명으로 이전년도 25.6명이었던 것에 비해 1.3명(5.1%) 줄어들었다. 이는 자살자 수가 가장 많았고 자살률도 제일 높았던 2011년과 비교하면, 2017년 자살자 수가 3443명 감소한 것.
성별에 따른 자살률은 남성이 34.9명, 여성이 13.8명이었다. 남성은 여성보다 자살률이 2.5배 더 높았고, 전체 자살 사망자수에서 남성(8922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71.6%였다. 이는 여성자살자수 3541명(28.4%)와 비교해 약 7:3의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응급실을 찾은 자해·자살 시도자는 남성 1만2843명에 비해 여성 1만5482명이 더 많았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자살률이 감소했으며, 특히 60대의 자살률은 2016년 34.6명에서 2017년 30.2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자살자의 수는 50대가 256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자살률은 대체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해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자수는 20대가 5942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40대 5482명, 30대 5076명 순이었다.
주요 자살 동기는 연령대별로 각기 달랐다. ▲10~30세 정신적 어려움 ▲31세~50세 경제적 어려움 ▲51~60세 정신적 어려움 ▲61세 이상 육체적 어려움 등.
지역별 자살자 수는 ▲경기 2898명 ▲서울 2067명 ▲부산 907명 순이었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충남 26.2명 ▲전북 23.7명 ▲충북 23.2명 순이었다. 참고로, ‘연령표준화 자살률’이란 각 지역별 인구를 표준화 하여 산출한 자살률을 말한다. 이는 인구구조가 서로 다른 지역별 비교에 쓰인다.
월별 자살자 수는 3~5월 등 봄철에 증가했다가 겨울철(11∼2월)에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7년에도 5월에 자살자수가 1158명(9.8%)으로 가장 많았고, 1월이 923명(7.4%)으로 가장 적었다.
우리나라는 리투아니아(2016년 기준, 26.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살률(2015년 기준, 25.8명)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7.6명, 2015년 기준)은 OECD 회원국(평균 6.1명) 중 열한 번째로 높았다.
참고로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2017년 자살률은 2016년에 비해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여러 부처가 함께 수립‧시행한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 백종우 센터장도 “자살예방백서를 통해 지역 실무자 및 관계자들이 자살 현황 및 지역 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연구자에게 근거 중심의 연구·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타 지자체 우수사례를 활용하여 사업의 확대 및 추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9년 자살예방백서’는 ‘기본편’, ‘특집편’, ‘부록편’으로 구성됐다. 우선 기본편은 2017년 기준 사망원인통계와 변사자 자료현황, 중앙응급의료센터(NEDIS) 자료를 분석, 성별·연령대별·지역별·수단별 등 자살현황 및 자살 및 자해 시도자 현황이 수록됐다. 여기에는 OECD HEALTH Data를 통해 OECD회원국의 최신 자살률 현황, 10~24세 청소년과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 현황도 국제 비교 자료가 포함됐다.
특집편에는 지방자치단체 자살예방사업 우수사례가 포함됐다. 부록편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간한 ‘자살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참여 모음’이 번역·수록됐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