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누진제 개편, “누진제 폐지” vs “큰 틀에서 현행 유지해야”

전기료 누진제 개편, “누진제 폐지” vs “큰 틀에서 현행 유지해야”

기사승인 2019-06-11 15:02:41

11일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공청회에서 전문가와 일반인 참석자들의 입장차 뚜렷이 갈렸다.

일반인 참석자들은 주택용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 현행 누진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이날 지난 3일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공개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3가지 안에 관한 국민 의견을 청취하고자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개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은 지난해 12월 민간 전문가, 정부(산업부 등), 한전으로 구성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민관 태스크포스(TF)가 지난 6개월가량 논의한 끝에 이달 3일 공표했다. ▲1안은 누진체계를 유지하며 여름철에만 누진구간 확대 ▲2안은 누진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 ▲3안은 누진제 폐지(연중 단일 요금제)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TF는 지난 4일 한전 홈페이지를 통해 집계된 온라인 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했다.

한전에 따르면 1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은 적게,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많이 내는 합리적 구조”, “가장 많은 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안”, “적게 쓰는 가구나 저소득층도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2안은 “여름이라도 마음대로 에어컨을 사용하고 싶다”는 점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3안은 “자신이 사용한 전기량만큼 전기요금을 납부하기에 공평하다”, “가전제품의 다양 대형화로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토론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반 소비자와 달리 할인 대상가구가 많고 지난해 한시적으로 실시한 누진구간 확대를 상시화하는 1안이 적합하다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을 구성하는 세부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는 “독일은 전기요금이 높지만 국민이 받는 명세서가 발전비용부터 정책 비용까지 투명하기 불만이 적다”며 “소비자의 이해를 높여야 요금에 대한 불신이 적다”고 말했다.

이에 권기보 한전 영업본부장은 “소비자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거의 다 공개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찬기 산업부 전력시장 과장은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정보의 부족”이라며 “한전과 소비 행태, 인구 구조, 새로운 전력수요 등 미시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하고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걸 정책 기조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누진제 TF는 앞서 모든 전문가 토론과 온라인 의견수렴 결과, 각계각층의 의견 등을 종합해 산업부와 한전에 1개의 권고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한전의 의견수렴게시판은 오는 14일까지 운영된다.

이후 한전은 권고안을 토대로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 신청을 하고,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를 걸쳐 이달 중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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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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