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년들이 편의점을 통해 담배를 쉽게 구입하고 담배광고에도 무작위로 노출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광고를 규제하고 담배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담배사업으로 수익을 얻는 공급사슬을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1일 오후 1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청소년 흡연조장환경 개선을 위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촉구 토론회’에서는 청소년을 둘러싼 담배마케팅 현황 및 접근성 감소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조성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소매점 내 담배광고가 청소년의 담배 구매로 이어질 수 있지만, 담배사업으로 수익을 얻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소매점 내 담배광고는 청소년의 담배에 대한 호기심을 증가시키고, 흡연자의 흡연 욕구를 자극해 금연의지를 감소시킨다”며 “반면 소매점 내 광고금지는 청소년 흡연시도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담배회사는 담배소매점(편의점)의 담배제품 진열 및 광고를 설치하는 대가로 평균 30만원이상의 광고비용을 지급하고 있고, 2011년 기준 담배회사들의 광고비용은 총 2625억원이었다. 또 담배소매점(편의점)의 매출액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45.9%로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2017년 기준 청소년 10명 중 7명꼴인 73.9%는 담배 구매가 어렵지 않다고 응답했고, 이들의 담배 구매 방법이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었다”며 “즉 청소년들의 담배 구매 용이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연 홍보 광고를 노출해야 하나, 이를 위해서는 담배사업으로 수익을 얻는 공급사슬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담배 가격을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허목 보건소장협의회장은 “청소년 흡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배를 쉽게 피울 수 있는 환경을 막아야 한다. 가격정책을 한 번 더 건드릴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의 경우 가격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허 회장은 청소년에게 담배를 파는 소매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100명 중 9명만 담배를 못 산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중학생만 그랬다. 얼굴이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라며 “담배를 파는 모든 가게를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방법이 있는데 안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석현 서울 YMCA 시민중계실 팀장도 담배 가격을 올리는 금연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팀장은 “가격인상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1만원이든 2만원이든 올렸으면 국내 흡연율도 꾸준히 떨어졌을 것이다”라며 “소비자가 놀랄 정도로 올린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함께 구매와 생산‧유통이 어려운 구조를 상당히 어렵게 만들지 않으면 금연정책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정부 금연정책의 목표는 2020년 성인 남성 흡연율 29% 달성인데, 2017년 기준 국내 남성흡연율은 40.7%다”라며 “2020년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담배 판매허가권을 일부 소매점에게만 주는 등의 급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