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 정상범위여도 ‘녹내장’ 안심할 수 없어

안압 정상범위여도 ‘녹내장’ 안심할 수 없어

기사승인 2019-06-13 00:00:05

녹내장은 3대 실명질환 중 하나다. 만성적으로 안구 뒤쪽에 위치한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녹내장 특유의 시야 결손을 유발하며, 말기가 되면 비가역적인 실명을 유발한다.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녹내장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15년에 비해 2017년에 10만 명 가량 증가한 87만 명이다.

녹내장 발병 원인은 여러 위험 인자들이 밝혀져 있으나, 이중 안압 상승이 녹내장 발병 및 진행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크게 폐쇄각 녹내장, 개방각 녹내장으로 나뉘는 데, 우리 눈 속에 존재하는 물(방수) 배출경로가 막혀 안압이 오르면 폐쇄각, 배출경로가 열려 있으면 개방각 녹내장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90%는 개방각 녹내장 환자로, 이중 약 80%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mmHg)면서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있는 ‘정상 안압 녹내장’으로 분류된다. 이 점은 안압이 높은 녹내장 환자들이 대다수인 서양 녹내장 환자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시형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외래 진료 중 진행되는 환자의 안압 측정은 하루 24시간(1440분) 중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진행된다. 또 대부분 외래 진료가 낮 시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밤 시간이나 새벽 시간의 안압은 확인할 수가 없다”며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에서 하루 일과 중 안압 변동폭은 3-6mmHg이며, 녹내장 환자는 이보다 변동폭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야간에 누워서 잘 때 자세 및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안압 상승폭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에서 야간 안압 상승이 더욱 크고, 녹내장 손상 진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상 범위 내에서도 외래 진료 시 마다 측정한 안압 수치의 변동이 큰 환자들은 추후 녹내장 손상의 진행 가능성이 높은 걸로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심혈관계 질환이나 시신경 혈류 저하가 정상 안압 녹내장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약물로 심혈관계 질환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시신경 쪽 혈류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시형 교수는 “시신경 쪽 혈류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은 없지만, 안압을 낮추면 시신경 혈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는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다”며 “안압하강제 점안에도 불구하고, 녹내장 손상이 진행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평균 안압 및 안압 변동폭을 더욱 감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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