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사용하도록 한 교육부령을 두고 사립유치원장들과 교육부 간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1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대형 사립유치원 원장 167명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에듀파인 사용 집행정지 심문 기일을 열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원아가 200명 이상인 대형 사립유치원장들은 지난 3월 1일 시행된 에듀파인 사용 의무화에 반발해 행정소송과 함께 효력 정지를 구하는 신청을 냈다.

소송에 나선 유치원장들의 법률 대리인은 “에듀파인은 행정 전담 요원이 있는 사립 초중고교의 경우도 준비 기간만 3∼5년이 걸렸다”며 “행정 인원도 없는 사립유치원에 급작스럽게 에듀파인을 강제하는 건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비법인 형태의 사립유치원은 개인사업자와 유사한데, 국가가 나서서 세입·세출을 상시로 감독하는 건 부당하다”며 “더군다나 에듀파인을 쓰지 않으면 정원 감축이나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준비도 안 됐는데 에듀파인을 쓰라고 지시하는 건 위헌적이고 행정 편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유치원 교사의 경우 아이들을 돌보느라 컴퓨터를 할 시간이 많지 않고, 행정업무를 해야 하는 원장 중에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현실적 문제점도 거론했다.

교육부 측은 이에 맞서 “정부는 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을 지출하는데 회계처리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심각한 회계 비리가 적발되고 있다”며 “에듀파인은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에듀파인은 일종의 '공적 가계부'”라며 “사립유치원에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한다는 주장에도 “에듀파인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쉽고, 만약 어려워하는 분이 있으면 교육부에서 설명도 하고 편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어렵다고 못한다는 건 지나친 핑계”라고 꼬집었다.

이어 “에듀파인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불이익이 생기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국민이 요구하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적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집행정지를 받아들일지 판단하기 위해 양측에 에듀파인 도입 실태 등 참고자료들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