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폐기물 분석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데이터 관리시스템 오류를 포함해 관련 전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의 ‘방사성폐기물 핵종농도 분석 오류’에 대한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약 10개월간 진행된 이번 조사는 원자력연이 발생시킨 방폐물과 원전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방폐물 분석내용을 그 조사대상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안전기술원’)은 우선 원자력연이 경주 방폐장에 인도한 전체 방폐물(2600드럼) 분석 데이터(약 6만개)에 대한 전수검증과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원자력연이 위탁받아 수행한 원전 방폐물 분석 데이터의 경우에는 한수원에게 전수검증과 척도인자 유효성을 재확인하게 하고 그 검증 내용 일체를 다시 검토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원자력연이 2015년 이후 경주 방폐장으로 인도한 방폐물 2600드럼 중 2111드럼에 기재한 일부 핵종농도 정보에 오류가 있었다. 한수원이 의뢰한 원전 방폐물 분석과정에서도 3465개의 분석 대상 데이터 중 167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음이 확인됐다.

다만 오류 값을 정정해 비교한 결과 원자력연 방폐물의 핵종 농도는 경주 방폐장의 처분농도제한치 이내이며, 원전 방폐물 척도인자의 경우에도 한수원이 사용 중인 값이 유효한 것이 확인됐다.

원안위는 이같은 문제가 전반적인 수준의 관리부실에 기인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핵종 분석 업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체계화된 업무처리 절차와 규정 마련이 미흡했고, 분석과정의 오류 가능성에 대비한 검증 절차가 부재했다는 것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자력연, 공단 등 관련 기관으로 하여금 철저한 자체 분석을 통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공단에서는 확인된 드럼의 오류정보를 정정하겠다. 또 처분방사능량을 재평가하는 등 방폐장 안전운영을 위한 후속조치를 즉시 이행하도록 주문했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