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고,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졌다고 비난했다.
25일 오후 1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문케어(보장성 강화) 중간점검 토론회’에서는 정책 시행 2년을 맞아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행사를 주최한 김명연 국회 보건복지위 자유한국당 간사는 개회사에서 “문케어라고 불리는 현 정부의 선심성 건강보험 정책으로 인해 건보 재정은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앞으로 적자폭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7년에 현재 약 18조 가량 적립된 건보 누적금이 동나고, 오히려 4조 7000억원 가량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현장에 나가보면, MRI의 경우 문케어 이후 촬영건수가 2배로 증가해 정작 필요한 환자들은 몇날 며칠을 기다려야만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며 “또 의료전달체계는 무너지고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 이런 심각한 현실을 바로잡고자 오늘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축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정부가 잘못된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황 대표는 “정책 발표 이후, 각계 전문가들은 재원을 확보한 후 필수 의료영역부터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현 정권은 무리한 급여화를 멈추지 않았고, 계속해 잘못된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 같은 아집과 독선 탓에 건강보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보험료를 매년 평균 3.2%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하더니, 올해 보험료 최대치인 3.49%를 인상했다. 미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쌓아둔 21조원의 적립금도 쓴다고 한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미래세대들은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면서도 부실한 건강보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케어를 ‘포퓰리즘 병에 걸린 건강보험제도’라고 칭했다.
나 대표는 “무분별한 보장성 강화로 인해 과잉진료의 유발,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 등 다양한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무계획적으로 보장성을 늘리고 부담을 국민세금과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미봉하려는 ‘문재인 케어’는 결국 ‘재정폭탄’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현재 청년세대와 미래세대가 소득의 3분의 1을 건강보험료로 내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정부가 생색낼 수 있는 지출은 임기 내로 당기지만, 계산서는 전부 청년세대와 미래세대에 전가하고 있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포퓰리즘 병에 걸린 건강보험제도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좋은 진단들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를 주관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문케어 시행 이후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정책 시행 이후 의료전문가 단체가 제기했던 문제점이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보장성 강화 항목이 주로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보니 의료기관 종별 가격장벽이 무너져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또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할 때 손실분 분배도 대형병원에 집중돼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의료계에서는 비급여의 급여전환 등으로 인한 의료이용 및 의료공급체계 변화에 따라 의료기관의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배제해, 결국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며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등의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