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치료에 사용되는 스타틴 계열의 치료제가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합뉴스는 사이언스 데일리의 보도를 인용해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의대의 랜덜 해리스 예방의학 교수 연구팀이 스타틴 장기 복용이 당뇨병 위험 2~3배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당뇨병 전문지 ‘당뇨병 대사 연구와 비평(Diabetes Metabolism Research and Reviews)’ 최신호에 기재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남녀 4683명(평균연령 46세)을 대상으로 3년간 진행한 연구에서 스타틴을 복용한 그룹은 연구 기간 중 당뇨병 발병률이 스타틴이 처방되지 않은 그룹에 비해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스타틴을 2년 이상 복용한 그룹의 당뇨병 발병률은 대조군보다 3.3배 높게 나타나 스타틴을 오래 복용할수록 당뇨병 위험이 더 높아지는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타틴 사용자들은 장기간의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수치가 문제가 될 만큼 높아질 위험이 6.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HbA1c)는 혈중 포도당과 헤모글로빈이 결합한 것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됐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적혈구의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온몸에 산소를 공급하며 포동당과 결합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가 높다는 것은 혈액 안의 포도당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상치보다 높으면 당뇨병 위험도 높아진다.
연구팀은 전체적인 결과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체중, 허리둘레 등 당뇨병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며, 스타틴을 복용하는 사람은 포도당 대사에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동시에 혈당 상승을 막기 위한 다이어트와 운동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참가자 대다수가 백인이었고 복용한 스타틴의 종류와 용량 그리고 연구 시작 때 이미 당뇨병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 이 연구의 한계라고 밝혔다.
한편 스타틴이 당뇨병을 비롯한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는 보고는 이전에도 있어왔다.
미국 VA 메디컬 센터 Ishak Mansi 박사팀이 2003년 10월부터 2012년 3월까지의 의료기록에 등록된 대상군 약 6000여명을 총 6.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스타틴 복용군이 비복용군보다 의료기관 방문률이 높았고, 스타틴 복용군 가운데 85%는 새로운 당뇨병 발병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도 역시 비복용군보다 2배이상 높았고, 비만과 과체중 역시 증가했다.
특히 고용량 스타틴 요법이 당뇨병을 비롯한 당뇨병 합병증, 과체중 또는 비만 발병위험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연구진 역시 스타틴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