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무함마드 빈살만, 그는 왜 왔을까?

방한한 무함마드 빈살만, 그는 왜 왔을까?

기사승인 2019-06-26 18:21:14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 및 국방장관이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26일부터 27일까지 300명 규모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모하메드 왕세자의 방한은 최초로 이뤄진 것”이라며 “사우디 왕위계승자로서는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만”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방문한 왕자는 1985년생으로 연로한 아버지(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83세))를 대신해 30대 중반의 나이에 모든 권력을 쥔 사우디의 'Mr. Everything'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2015년부터 국방장관 자리를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국왕 수업을 시작했다.

왕세자의 특기할만한 점은, 그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이라는 점과 사우디의 미래를 짊어진 실권자라는 점이다.

먼저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로 지난해 공개된 순이익만 11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우리 돈으로 126조원에 해당한다. 당초 수익에 있어 1위를 차지한 애플, 삼성,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이익을 합친 것을 상회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왕세자는 아람코의 엄청난 자금력을 통해 석유 산업에만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의 경제구조를 대체할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는 일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는 국가 수익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그는 2016년부터 ‘비전 2030’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왕세자의 방한은 비전 2030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행보라는 게 산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왕세자와 함께 동행한 300명 규모의 경제사절단은 방한을 통해 한국정부,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실질적 업무 진행을 위한 합의를 진행했다.

먼저 사우디 투자청은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국내 기업 11곳과 다자간 양해각서(MOU) 약정을 맺고, 이 같은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체결된 MOU는 총 15건에 달한다. 사우디 보건복지부, 사우디 국가방위부 , 중소기업청, 사빅(SABIC) 등 사우디 정부기관 및 기업 9곳과 분당서울대병원, IBK기업은행, SK가스, SK글로벌케미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한국 기업·기관 11곳 사이에 맺어졌다.

이번 MOU를 통해 한국 기업은 풍부한 자본을 가진 사우디에 진출할 수 있고, 사우디는 한국 기업의 전문기술을 전수받으며, 투자유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특히 빈살만 왕세자는 같은 날 10조 규모의 양국 간 경제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금번 협력안은 친환경차와 수소경제 부문 2건에 대한 정부 간 협력, 기업과는 에스오일(S-OIL),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SK, 현대차, 효성, 한국석유공사, 로봇산업진흥원 등 유관기업 8군데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등과 83억달러 규모의 MOU 및 계약이다.

결론적으로 왕세자가 현재 진행하고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 중 한 국가로 우리나라를 선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그가 지난 2월 중국 순방을 통해 맺은 양국의 약 31조원 규모의 경제 협약을 상기한다면, 왕세자가 이번 방한을 통해 내놓은 10조원대 선물 보따리가 중국과 우리 경제 규모를 비교했을 때 통 큰 선물 보따리라는 것이다. 

한편 빈살만 왕자는 자회사 챙기기도 잊지 않았다. 같은 날 왕세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왕세자가 참석한 가운데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 시설(RUC/ODC)의 준공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시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단독 대주주가 된 이후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대 규모인 5조원 투자가 단행된 사업으로 한-사우디 양국 간의 경제협력 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왕세자가 대통령과 함께 행사에 참석해 양국 정상의 우의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업구조 혁신에서 소외되기 쉬운 본연 사업 챙기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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