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1인실 입원료 올릴까? 고민하는 병원들

7월부터 1인실 입원료 올릴까? 고민하는 병원들

1인실 건보지원 중단… “1석2조 똑똑한 선택” vs “중소병원 경영악화 가중”

기사승인 2019-06-30 00:00:00

오는 7월 1일부터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뿐 아니라 병원과 한방병원 2, 3인실에 입원해도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1인실의 비용증가 가능성과 그로 인한 잠재적 갈등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지난해 7월 적용된 상급종합·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급여화의 후속조치로 한병병원을 포함해 동네병원 2·3인실로도 건강보험 적용범위를 확대해 환자의 입원료 부담이 경감된다고 밝혔다.

실제 근무 간호사 수에 따라 부여되는 간호등급이 7등급인 병원의 2인실 1일 입원료는 2만8000원, 3인실은 1만8000원으로 평균 입원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공개된 최고 입원료와 비교하면 2인실이 최대 22만2000원, 3인실이 최대 18만2000원 저렴하다.

문제는 이번 조치와 함께 1인실 ‘기본입원료’ 지급중단도 이뤄진다는 점이다. 기본입원료는 과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상급병실 이용환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3~6만원을 건강보험에서 차등적으로 지원하던 일종의 입원보조금이다.

건강보험 수가를 설계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수가실 권성희 차장은 28일,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2019년도 하반기 건강보험 의료행위 수가 주요개정사항’을 설명하며 “2·3인실에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됨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1인실에 지원하던 기본입원료(간호 6등급 병원기준 3만2000원)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상급병실 이용환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원하던 비용인 만큼 보장성 확대로 지원 필요성이 감소해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만, 1인실 이용이 불가피한 감염환자나 만 6세 미만 아동의 치료, 분만 목적의 산모가 1인실을 사용할 경우에는 기본입원료 지원을 1년간 유예해 2020년 7월까지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에 의료기관들은 진퇴양란에 빠졌다. 보조금 지급이 중단돼 당장 하루 3~6만원의 입원료 수익이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줄어든 수익만큼 1인실 입원료를 올릴 경우 환자들의 민원과 외면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에 위치한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하루 입원료 3만원이 병원 입장에서나 환자 입장에서나 적은 비용이 아니다. 병원은 수익악화를 눈 뜨고 볼 수도 없어 줄어든 금액만큼 환자에게 부담시켜야하지만, 실제 가격을 올리면 갑자기 비싸졌다며 민원을 제기하거나 병원을 찾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 고민스럽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도 “2·3인실 급여화에 초점이 맞춰져 1인실의 기본입원료 지급중단조치가 잘 알려지지 못한 듯하다. 시행일자가 임박해서야 내용을 알게 된 의료기관들의 문의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며 유사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의료기관은 1인실 입원료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복지부가 내세운 긍정적 효과처럼 동네병원의 이용이 늘고 대형병원의 쏠림이 일부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며 기본입원료 지원중단에 따른 수익감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경영악화에 따른 의료기관 피해가 예상보다 클 것이며 1인실을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수도권 소재 종합병원 관계자는 “분명 기본입원료가 빠지면 눈에 보이는 수익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동시에 기존 병상 대비 간호사 수로 따졌던 간호등급 기준이 환자로 변경돼 간호등급이 상향될 여지가 있고,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수익이 증가하는 요소들이 있어 아직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며 경영악화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대구지역 중소병원 관계자는 “입원료는 환자 부담이 크고, 민감하게 생각하는 항목으로 의료기관이 비용을 갑자기 올리기가 쉽지 않다. 올릴 경우 당장 민원이 제기될 것”이라며 “여러 보상체계가 함께 시도된다지만 2, 3인실 급여화로 인한 수익감소에 기본입원료까지 없어지면 생각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건강보험 전문가는 “흔히 랜드마크로 통하는 지방·중소병원 중 규모가 큰편에 속하는 병원의 경우 여파가 좀 더 크겠지만 피해가 될지 이익이 될지, 규모는 얼마나 될지 등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분명 똑똑한 설계를 했다. 하지만 1인실을 선호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사회적 분위기나 감염 확산우려도 여전히 남아 좀 더 상황을 지켜보며 보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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