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에 들어서자마자 알록달록한 색으로 단장한 실내 미끄럼틀이 시선을 붙든다. 과일주스, 건조 과일, 캔디와 젤리 등 어린이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전용 스낵바도 자리했다. 한 쪽 벽에는 큰 풍선 모양의 열기구 모형이 설치돼 세계여행을 하는 상상을 하거나, 숨바꼭질 놀이를 할 수도 있다. '인증샷'을 찍고자 하는 욕구가 절로 샘솟는다.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소품, 장난감, 간식으로 가득 찬 이곳은 일반 호텔 객실이 아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 등장한 '벨퍼그 랜드 룸'이다.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 호텔스닷컴이 VIP 액세스 파트너인 그랜드 워커힐 서울과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벨퍼그는 호텔리어 복장의 퍼그 견종 강아지로 호텔스닷컴의 마스코트다. 벨퍼그에는 여행객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상품 냄새를 맡거나 세일 정보를 캐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름처럼 인형, 침구 등 벨퍼그를 활용해 깨알같이 객실 곳곳을 꾸민 것이 특징이다. 아직 아이가 없지만, 가족이 생긴다면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아빠 미소’를 지어보고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하다. ‘호캉스’를 생각하는 가족이라면 충분히 구미가 당길 법하다.
호텔의 수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계가 차별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 최근에는 키캉스(키즈+호캉스)라는 신조어도 등장하며, 특히 가족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뜨겁다. 이에 업계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테마 객실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가족 고객의 유치는 ‘아이’에게 키가 쥐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탓이다.
실제로 호텔스닷컴이 워커힐과 ‘키즈 전용룸’을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특히 국내 고객들은 다른 나라보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김상범 호텔스닷컴코리아 대표는 17일 '벨퍼그 랜드 룸'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여행시장을 조사한 결과, 가족, 커플 여행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면서 “올해 여름 휴가 기간 동안 어린 여행객들이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길 바라면서 벨퍼그 랜드 룸을 선보이게 됐다. 아이들이 즐거운 여행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가족여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호텔스닷컴 측은 지난 5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반영해 ‘벨퍼그 랜드 룸’을 꾸몄다고 강조했다.
조사에 따르면 ‘여행지 숙소를 마음껏 꾸밀 수 있다면 어떤 방을 만들고 싶나요?’라는 질문에 4~7세 아동 56%가 ‘알록달록한 미끄럼틀, 그네 등이 있는 숙소’ 라고 답했다. 같은 연령대의 응답자 중 42%는 방에서 좋아하는 젤리와 과자 등 간식을 맘껏 먹을 수 있으면 좋다고 밝혔다. 또한 설문에 따르면, 65%의 아이들은 집에서는 할 수 없는 이색적인 숙박 경험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이번 벨퍼그 랜드 룸은 호텔스닷컴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제공하고 있는 여러 가지 테마 공간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벨퍼그 컨셉트 룸을 통해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호텔스닷컴의 마스코트 벨퍼그의 캐릭터를 더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장진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마케팅 팀장 역시 “가족 여행이 많은 여름 휴가 기간, 호텔스닷컴의 벨퍼그 테마를 담은 객실을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소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벨퍼그 랜드 룸을 통해 어린이 고객들에게도 워커힐과 호텔스닷컴이 최고의 여행, 최고의 경험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벨퍼그 랜드 룸은 이달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호텔스닷컴을 통해 예약 가능하다. 벨퍼그 랜드 룸 이용 고객에게는 벨퍼그 인형과 여행 스크랩북 등 선물과 더불어 워커힐 키즈클럽과 레스토랑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