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 때수건 두른 노라조 “‘사이다’보다 시원한 노래”

허리에 때수건 두른 노라조 “‘사이다’보다 시원한 노래”

기사승인 2019-07-17 15:05:09

“여기, CD 받아가세요” 17일 오후 서울 잔다리로 무브홀에서 열린 그룹 노라조의 컴백 기념 공연. 소속사 관계자가 하늘색 그물 파우치를 건넸다. 무엇이 들었는고 살펴보니, 작은 물비누와 노란 때수건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었다. 새 싱글 ‘샤워’(Shower) 콘셉트에 맞춘 음반 패키지다. 과연, ‘엽기 가수’ 노라조다웠다.

신곡 소개를 위해 멤버 조빈과 원흠이 무대에 오르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초록색 때수건을 치마처럼 두른 조빈의 옷차림 때문이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조빈은 손가락 하트를 만드는 데 열심이었다. “한국의 레이디 가가”라는 진행자에 소개에 그는 “감사하지만, 그러다가 미국에서 고소가 들어올 것 같다”는 농을 쳤다.

‘샤워’는 뭄바톤 리듬과 아랍풍 분위기의 멜로디가 어우러진 노래다. 후렴구에 등장하는 “샤워 샤워 아이 샤워”에는 동요 ‘신데렐라’의 멜로디를 입혀 친숙함을 더했다. 조빈은 “전국민에게 친숙한 소재를 찾다보니 ‘샤워’를 내게 됐다”고 귀띔했다. 노래의 주 타깃은 미취학 아동. 원흠은 “아이들이 목욕하기 싫어할 때 이 노래를 들려주시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대에선 역동적인 안무가 돋보인다. 조빈은 “체력을 많이 요구하는 노래”라고 했다. 노래 중간엔 “자 누우세요”라는 말과 함께, 원흠이 백댄서들 등에 누워 세신을 받는 듯한 동작도 나온다. 조빈은 “댄서 친구들에게 ‘사이다’ 때보다 더 마음껏 춤을 춰달라고 했다”면서 “댄서와 가수가 하나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노라조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8월 낸 ‘사이다’가 전 국민적인 호응을 얻으면서다. 머리 위에 사이다 병 모양의 소품을 얹고 전국을 누비던 조빈은 덕분에 사이다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도 발탁됐다. 그는 “‘사이다’ 활동을 하며 두피에 탈모 증상이 생겼다”며 웃었다. ‘샤워’ 무대에선 비닐 모자를 머리에 쓴다. “지금은 스팀으로 두피에 영양을 준다는 생각”이란다.

‘엽기’에 방점을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가사는 진지하다. 조빈은 “모든 걸 씻어내고 태초의 나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마루기획에 따르면 노라조는 ‘깨끗한 몸에 깨끗한 정신이 깃든다’는 자신들의 샤워 철학을 이 곡에 녹였다. ‘흘러내린 피 땀 눈물’은 세수로 닦아내고 ‘차가워진 나의 심장’은 온수로 데우자는 내용이다.

탈퇴한 멤버 이혁을 대신해 지난해 팀에 합류한 원흠은 “‘샤워’를 통해 다시 한 번 초심을 다지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도 자신을 이혁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우선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다. 원흠은 “내가 이혁과 닮았다면서 ‘삼혁’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생겼다. 영광스러운 별명”이라면서 “이혁과 차별화를 하려기보다는, 원흠이 만들어가는 노라조의 색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라조는 이날 오후 6시 ‘샤워’를 발매하고 활동을 시작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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