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사이 편두통으로 인한 결근이나 결석이 2.5배나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편두통은 4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동안 머리가 지끈거리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두통학회는 창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9-2018년 국내 성인 대상으로 실시한 편두통 유병 현황·장애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9세 이상 성인 인구를 지역별(제주도 제외), 연령별, 성별 분포에 비례해 할당한 이번 조사에는 2009년 1507명, 2018년 250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편두통으로 인한 결근이나 결석을 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환자가 2009년 12.1%에서 2018년 31.2%로 2.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이나 직장 업무, 가사에서 능률 저하를 느꼈다는 응답도 44.8%로 2009년(26.4%) 대비 1.7배 증가했다.
또한 두통으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HIT(Headache Impact Test-6) 검사에서 영향 점수 평균값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상당하거나(Susbstantial Impact)', '심각한(Severe Impact) 영향'이 있다고 답한 편두통 환자가 29.7%(2009년)에서 40%(2018년)으로 약 1.3배 높아진 것도 확인됐다.
주민경 대한 두통학회 부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는 "강도높은 통증이 반복,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구역과 구토 등이 동반되는 편두통은 WHO에서 선정한 질병부담 2위 질환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역시 편두통으로 인한 환자들의 사회적 제약이 심각하고, 그 부담이 과거 대비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편두통이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중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임을 고려했을 때 편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반복된다면 이는 곧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편두통 유병률에선 2018년 유병률이 16.6%, 2009년 17.1%로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약 830 만 명, 국내 인구의 6분의 1은 편두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 의사의 진단을 받은 비율은 2009년 30.8%에서 2018년 33.6%로 약 10% 상승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일부에 불과하다. 편두통 환자 5명 중 3명(66.4%)이 두통으로 인한 영향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중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16.6%에 그쳤다.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을지대 을지병원 신경과)는 "과거에는 두통을 꾀병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인식이 만연했던 탓에 통증이 심한 편두통 환자도 고통을 숨기는 경향이 있었다"며 "'두통도 병이다'라는 메세지 하에 두통 환자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