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국토대장정을 하던 대구대학교 학생들이 현지 카페에서 수십잔의 음료를 예약했다가 갑자기 취소하면서 ‘노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일자 대구대학교는 학교 SNS를 통해 공식사과를 했지만 온라인 커뮤티니와 SNS에는 이들을 항한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대와 영남대는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제주도 국토대장정’에 나섰다. 행사에 참여하는 두 학교의 학생은 각각 60명이다.
사건은 대장정 이틀째인 지난 19일 일어났다. 대구대 측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김녕해수욕장에서 학생들이 잠시 쉬며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장소를 섭외했다.
그러나 태풍을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는 부는 등 날씨가 험해졌다. 학교측은 일정을 수정했고, 섭외한 카페예약을 취소했다. 문제는 예약 취소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못했다.
대구대 측이 섭외한 A카페 사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후 3시쯤 60명의 단체 예약문의가 들어왔는데 국토대장정을 하는 학생들이고 다 젖은 채로 방문할 수 있는지 물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흔쾌히 승낙하고 비를 맞아가며 플라스틱 의자를 구해 닦았다”고 말했다.
카페 측에 따르면 학교는 5시 30분까지 한라봉차 60잔을 테이트아웃(일회용 용기)에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며 음료당 500원의 가격할인까지 제시 받았다.
카페 사장은 “다른 손님들도 배려해야하기 때문에 5시 10분까지 기본 준비를 마쳤다”면서 “갑자기 높은 분께서 오시더니 ‘취소됐다’는 말만하고 가버렸다”고 황당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학교 측은 주문을 취소하면서 카페 주인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만 하고 다급히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A카페 사장의 게시글은 순식간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고, 누리꾼들은 학교측의 무례함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구대 총학생회은 지난 20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노쇼 사건의 상세히 설명하며 사과했다.
총학생회는 “태풍 ‘다나스’로 인한 기상악화로 원래 예정된 카페까지의 거리를 걷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해 중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토대장정 담당 교직원에게 전화로 주문 취소를 요청했다”고 당시 교직원과의 통화 내용을 첨부했다.
통화 내용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직원에게 주문이 들어간 상태라면 결제를 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고, 교직원은 아직 결제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알아서 하겠다’고 대답했다.
대구대학교도 이날 사과문을 내고 “학생들의 방문을 미리 준비했던 카페 측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드리게 됐다”며 “20일 학교 관계자와 총학생회장이 카페를 직접 방문해 사과 말씀을 전했다”고 알렸다.
경산=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