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예뻐지려는 목적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흔히 '양악수술'하면 예뻐지기 위한 미용성형수술을 떠올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쁜 얼굴을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수술 결과 또한 예쁜 얼굴보다는 ‘개성있는 얼굴’에 가깝다고 한다. 한윤식 서울시 보라매병원 양악수술센터장(구강악안면외과 교수)은 “양악수술은 부정교합 또는 안면비대칭 환자의 기능적 부분을 개선하고자 시행하는 수술이다. 아직도 양악수술을 미용목적의 수술이라고 보는 인식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악수술의 다른 말은 악(顎)교정수술이다. 쉽게 말해 위턱과 아래턱의 균형을 맞춰 음식을 씹거나 입을 벌려 대화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교정해주는 의료행위로 골격을 변화시키는 ‘수술’과 치아를 정상적인 관계로 배열시키는 ‘치아교정’ 두 가지 분야로 구성된다. 한 교수는 "턱의 비정상적인 성장으로 나타난 위턱과 아래턱의 부조화로 인해 교합장애, 발음장애, 턱관절장애, 안면비대칭 등이 나타날경우 선택할 수 있는 수술이 양악수술" 라며 "일례로 무턱환자의 경우 부정교합 뿐만아니라 턱관절뼈가 흡수되는 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양악수술 이후 교합안정성이 확보되면 턱관절의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라고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얼굴의 상안모(이마 끝부터 눈썹사이), 중안모(눈썹에서 코끝지점), 하안모(코 아래부터 턱)의 길이가 1:1:1일 때 심미적으로 황금비율이라 일컫는다. 그러나 코 아래부터 턱 끝을 다루는 양악수술만으로 황금비율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교수는 “양악수술은 본래 자기 얼굴에 맞게 턱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트렌드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미적 기준을 수술의 목표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자들에게도 자기 개성에 맞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는 것이 본질이라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악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무리하게 수술을 강행할 경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부작용을 감당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악수술의 과정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고 사망 등의 위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실제 사망 케이스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해외데이터에 따르면 양악수술 사망률은 약 0.05%가량으로 보고된다. 양악수술 기법상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며, 대부분 전신마취 부작용이나 수술 후 붓기로 인한 기도 막힘 등 예방 가능한 의료사고인 경우가 많다. 한 교수는 “양악수술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신경 손상, 교합 불균형, 턱관절장애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실제로 발생빈도는 높지 않으며 신뢰성 있는 의료진에게 맡긴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며 “전신마취를 통해 시행되는 다른 여타 수술도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양악수술이 위험한 수술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3D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얼굴뼈뿐만 아니라 피부 연조직을 분석하는 등 정교한 수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나온다. 한 교수는 “최근에는 연조직 두께 분석, 악관절의 위치 등 수술 결과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을 분석해 수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이 중요하다. 구강악안면외과, 교정과 등 의료진의 협업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곳을 찾는 것이 좋고, 과도하게 양악수술을 권유하거나 무리하게 광고 또는 호객행위를 하는 병원, 기능적인 요소보다 미용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병원, 의사가 아닌 간호사(코디네이터)가 치료 계획을 결정하는 병원, 의료진이 자주 교체되는 병원 등은 가급적 피하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