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경기부진에도 18조원이 넘어서는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순이익 7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이 18조원을 넘어가는 동안 비이자이익은 4조6000억원에 불과해 4배에 달하는 격차를 보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잠정) 7조131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1조9144억원)이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KB금융(1조8368억원), 하나금융(1조2045억원), 우리금융(1조1790억원), 농협금융(9971억원) 순이다.
5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올해 상반기(18조2656억원) 4.07~5.57% 증가하며 7조원이 넘는 순익 달성을 견인했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상반기 보다 5.57% 늘어난 3조9040억원의 이자이익을 달성했으며, KB금융은 4.80% 증가한 4조5492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의 이자이익은 2조8866억원, 3조9948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보다 5.30%, 4.07% 증가했다. 올해 출범한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2조9310억원이다.
5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비이자이익(4조6884억원)은 금융그룹에 따라 성장과 역성장이 교차했다. 신한금융이 26.70%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1조746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하나금융도 10.90% 증가한 1조110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KB금융은 지난해 보다 1.70% 줄어든 1조2148억원의 비이자이익을 보였고, 농협금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자이익의 1%에도 못 미치는 66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은 611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이 66억원에 불과한 것은 보험분야의 손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5669억원의 수수료 이익과 4647억원의 외환매매·파생 이익을 달성했지만 보험부문에서 6028억원의 손실과 기금출연 등이 발생하며 비이자이익이 66억원에 불과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보험분야의 책임준비금 적립 때문에 손실이 크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5조7123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익의 80.09%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이 1조3051억원의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신한은행(1조2818억원), 우리은행(1조2460억원), 하나은행(1조338억원), 농협은행(8456억원) 순이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만 지난해 상반기 대비 0.80%, 26.51%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국민은행(-3.56%), 하나은행(-13.30%), 우리은행(-5.30%)의 순익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은행의 이자이익은 신한은행(4.30%), 국민은행(5.80%), 하나은행(4.54%), 우리은행(6.00%), 농협은행(5.25%) 모두 증가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0.1~0.3%p 하락했지만 원화대출 증가에 따라 대출 채권이 0.90~4.60% 늘어난 원인으로 보인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