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관련 사채 빈도·규모 증가...투자자 피해 우려도 ↑

주식관련 사채 빈도·규모 증가...투자자 피해 우려도 ↑

기사승인 2019-07-31 05:00:00

기업들의 주식관련 사채 발행 규모와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전 사채 발행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꼼꼼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1년간 전환사채(CB)발행 건수는 330건, 금액은 4조7000억원에 달한다. 발행건수는 지난 2017년 189건에서 지난해 258건으로, 발행액수는 같은 기간 약 2조4000억원에서 약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주식관련 사채는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으로 일정한 조건에 따라 사채 발행 회사의 주식 또는 해당 회사가 보유한 타사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채권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유상증자 등에 비해 손쉽게 투자자를 모을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 주식 관련 사채의 발행 규모가 늘어나고, 사채 발행 빈도가 잦은 기업이 증가하면서 투자자 피해 우려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주식관련 사채의 과다발행은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기업들이 발행하는 주식관련 사채에는 대체로 리픽싱 조건이 포함돼있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은 국내에만 존재하는 제도다. 주가가 낮아지면 채권자들은 전환가액 조정으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수량이 늘어난다. 반면 사채 발행 기업의 기존 주주들은 주식 가치가 희석돼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회사 가치는 변함 없는데 주식 물량이 늘어나 지분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예로 통신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가 연이어 주식관련 사채를 발행하면서 주주가치 희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 16일 310억원 규모의 무보증 비분리형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했다. 문제는 지난해에도 주식관련 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했다는 점이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 5월에도 총합 10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 사채·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또 지난 2016년에도 280억원 규모로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전문가는 투자 전 발행 기업의 재무건전성이나 신용도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은 "주식관련 사채는 기업 자금 조달 수단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여진다"면서도 "다만 성장률이 뒷받침 되는 중견기업들의 경우 괜찮을 수 있지만 문제는 한계기업들이 전환사채 발행을 하는 것이다. 파산 등의 문제가 생기면 투자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재무 상태나 사업 준비, 자금 활용처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한 자산운용사의 전환사채 관련 편법 거래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대형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부실기업의 전환사채를 편법으로 거래하고 수익률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들을 '한계기업', '좀비기업' 등으로 명명했다. 이에 온라인 상에 라임자산운용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 명단, 소위 '라임 리스트'가 돌았다.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기업들은 주가가 급락세를 탔다.

라임자산운용에서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피해기업 합동간담회를 열고 의혹 해소를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특정 언론사에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냈다"며 "라임자산운용의 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시총 증발, 신규투자 유치 등 어려움을 겪는 등 피해가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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