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부진에 영업익 절반 날아갔다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부진에 영업익 절반 날아갔다

기사승인 2019-07-31 16:58:00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판매 침체와 한풀 꺾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의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호황을 이끈 주력사업인 반도체 사업의 경우 슈퍼사이클(초호황)이 한풀 꺾이며 수요 정체가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포함된 IM(모바일·통신기기) 사업의 경우 중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스마트폰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플래그십 제품 판매 둔화와 중저가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특히 하반기에도 메모리는 여전히 업황 전망이 불확실하다. IM사업도 전략 제품과 신모델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지만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수요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55.63% 줄어든 실적이다. 당기순이익도 5조1800억원으로 53%나 감소했다.

◆반도체 호황 끝···전년비 영업익 70.92%↓

삼성전자는 2분기 자사 반도체 사업이 매출 16조900억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7%, 영업익은 70.92% 줄어든 수치다.

메모리 시장은 전반적인 업황 약세는 지속됐으나, 주요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구매 재개와 응용처 전반의 고용량화에 따라 수요가 증가했다.

낸드는 기술 경쟁력이 있는 128GB 이상 고용량 e스토리지와 2TB 이상 고부가 SSD 수요 대응에 주력했고, 디램은 모바일에서 고용량 제품 비중을 확대했다. 시스템LSI는 고화소·빅픽셀 이미지센서와 5G 모뎀 솔루션 판매 증대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고, 파운드리도 주요 고객사의 8, 10나노 AP, 이미지센서 수요가 증가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는 계절적 성수기이나, 대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낸드는 고객들의 가격 저점 인식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응용처의 고용량화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램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고객사 재고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D램 1y나노 공정 전환과 연내 6세대 V낸드 양산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64메가픽셀 이미지센서, EUV(Extreme Ultra Violet) 7나노 AP 등 고객사의 제품 차별화를 위한 고부가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 라인업 외에도 3D·FoD(Fingerprint on Display) 센서, 자동차용 반도체, IoT용 칩 개발로 중장기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고객사들의 주문 증대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EUV 6나노 양산을 시작하고 EUV 5나노 제품의 설계와 4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해 미세 공정 경쟁력을 지속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선방한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2분기 고객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미국 애플이 지급한 보상금에 따른 일회성 수익에 힘입어 매출 7조6200억원, 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FoD, 홀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별화 기술에 기반한 OLED 패널 판매 확대로 가동률이 개선돼 전분기 대비 수익이 증가했다. 대형 패널은 판가 하락은 지속됐으나, 초대형과 초고해상도 TV, 커브드 모니터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로 수익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중소형 패널은 시장 수요 둔화 우려가 있으나,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확대와 가동률 향상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형 패널은 8K, 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모니터, PID(Public Information Display) 등의 사업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진한 성적표 받아든 IM사업

스마트폰과 통신장비를 담당하는 IM사업도 올 2분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IM부문은 2분기 매출이 25조8600억원, 영업이익이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8% 늘었지만 영업익은 41.6% 감소한 수치다.

무선 사업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A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갤럭시 S10 판매 둔화 등 플래그십 제품 판매량 감소와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하반기도 시장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전년 대비 수요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10과 폴드를 포함해 전략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중저가 신모델 판매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네트워크 사업의 경우 2분기 국내 5G 상용화 확대와 해외 LTE망 증설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 하반기는 한국과 미국에서 5G 상용화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5G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생활가전이 견인한 CE사업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Consumer Electroncs)부문은 생활가전(에어컨 등)이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2분기 매출 11조7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39.2%나 늘어났다.

실적을 견인한 생활가전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 아래 에어컨과 건조기 판매량이 증가했다. 또 냉장고와 세탁기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돼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비스포크 냉장고, 의류청정기, 건조기 등 고객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한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사업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설투자도 3분의 2 축소...“하반기도 어렵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시설투자에 6조2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5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5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전체 시설투자는 10조7000억원으로 반도체가 8조8000억원, 디스플레이가 8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36% 줄어든 금액이다.

올해도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중심으로 하반기에 집중될 예정이라 투자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수출규제도 하반기 암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일본 수출규제는 새로운 허가 절차에 따른 부담과 여러 가지 진행 방향에 있어 불확실성이 커져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진부터 관련 부서까지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와 함께 미·중 무역 분쟁과 초호황이 끝난 반도체 부진이 미칠 파장도 만만찮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현재 불확실한 경영 환경 아래 부품의 기술 혁신과 5G 리더십을 제고할 계획”이라며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AI·전장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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