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뜨겁고 찌는듯한 더위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앉았다 일어설 때 머리가 띵하면서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은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일어서는 순간 혈압이 떨어져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어지럼증이며, 아찔한 느낌, 머리가 빈 느낌, 실신, 두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기립성 저혈압이 더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혈압 진료 환자(2012년 기준)는 1월 1653명, 2월 1876명, 3월 1929명, 4월 2037명, 5월 2587명, 6월 2751명, 7월 3069명, 8월 3273명, 9월 2481명, 10월 2129명, 11월 1798명, 12월은 1540명으로 1년 중 가장 더운 7~8월에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대병원 홍윤철 교수팀이 서울·부산 등 국내 7대 도시에서 저혈압에 의한 병원 방문기록을 분석한 결과, 평균기온이 전날보다 섭씨 1도℃ 상승했을 때 저혈압 환자의 병원 방문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온상승과 저혈압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되기도 했다.
더운 여름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우리 몸이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 때 땀이 몸 밖으로 배출되면서 혈액의 흐름이 약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뇌와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류가 줄어들면서 실신이나 어지러움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에게서 나타난 기립성 저혈압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 65세 이상 고령자 등은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박종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종훈 교수는 “고혈압 환자가 평소 감압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기립성 저혈압이나 혈압 하강에 따른 피곤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섭씨 30도 이상의 고온과 습한 날씨가 장기간 이어질 때에는 겨울 못지않게 혈압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름철 기립성 저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더위에 장시간 노출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야외활동이 불가피한 경우 땀으로 인한 탈수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수분을 자주 섭취해줘야 한다. 앉거나 누웠다 일어설 때에는 신체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 외에 일상생활에서 적당한 운동,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원활한 배변활동 등 관리도 도움이 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