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종신이 일본인 연습생 타케우치 미유와 작업한 곡의 발매를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 아베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악화되자 내린 결정이다.
윤종신은 5일 SNS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리면서 “잘못된, 그릇된 판단과 사고 그리고 가치관, 역사관을 가진 그 사람들이 이런 생각치도 않은 창작자들에게 상처와 피해를 준다”고 적었다.
이 글에 따르면 윤종신은 자신의 월간 신곡 발매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 7월호로 타케우치 미유가 부른 시티팝 장르의 노래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와 우익 세력의 망언으로 사태가 악화되자 이 곡 출시를 미루게 됐다고 한다. 윤종신은 과거 써뒀던 곡에 가사를 붙여 ‘인공지능’을 만들었고, 7월 말에야 ‘월간윤종신’ 7월호를 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발매 일까지 잡아 놓고, 미유는 나에게 감사하다고 가족부터 본인 주위 많은 사람들이 기뻐할 것 같다며 설레는 마음을 저에게 전달하곤 했다. 저도 아주 뿌듯했고 그 완성본이 꽤 마음에 들었다”면서 “미유가 너무나도 애쓰고 노력했고 나도 정말 아꼈던 곡이라 안타까워 이런 글을 남겨본다”고 덧붙였다.
타케우치 미유는 일본 국적으로 AKB48 멤버로 활동하다가 Mnet ‘프로듀스48’ 출연을 계기로 한국 팬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이 프로그램 파이널 라운드까지 올라갔으나 최종 데뷔에는 실패했으며, 이후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 스토리에 둥지를 틀었다.
다음은 윤종신의 SNS 글 전문.
망설이다 털어 놓는 월간 윤종신 7월호 이야기.
올해 1월9일 한 자그마한 한 일본 여성 분이 미스틱 스토리 사옥을 찾아 왔습니다. 본인을 타케우치 미유 라고 소개하고 미스틱 스토리에 연습생으로 들어오고 싶다고….
Mnet '프로듀스48' 파이널에 진출했고 AKB48 에도 참여했다고. 그 후 너무나도 성실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왔고, 우리말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미유의 영상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죠.
진심을 갖고 성실히 연습생으로서 노력하는 자세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느껴졌고 전 미유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마침 2년 전에 써 놓은 밝고 경쾌한 시티팝 곡이 있어서 올해 월간 윤종신 7월호는 미유가 불러 보면 어떨까 하고, 이른 봄부터 미유에게 그 노래를 연습시키기 시작했어요.
노래의 의미부터 발음, 발성, 뉘앙스 까지…, 미유는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 했더군요. 아주 상큼한 고백송 한 곡이 완성 되었고 뮤직비디오 까지 80년대 레트로 감성으로 다 마쳐 놓은 상태였어요.
7월 발매일 까지 잡아 놓고 미유는 나에게 감사하다고 가족부터 본인 주위 많은 사람들이 기뻐할 것 같다며 설레는 맘을 저에게 전달하곤 했습니다. 저도 아주 뿌듯했고 그 완성본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여름 분위기에 맞는 상쾌한 곡이 풀리기만을 고대하던 어느 날…. 일본 아베 정부와 우익의 망언이 나오기 시작했고 사태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월간윤종신은 많은 고민 끝에 이 노래의 출시를 결국 연기 하고 훗날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다급해진 7월호 출시에 원래 써 놓았던 곡에 가사를 붙여 ‘인공지능’ 이란 곡을 만들게 되었고 서둘러 뮤비 까지 완성해 간신히 7월30일에 7월호를 낼 수 있었죠. 정말 정신없었던 6-7월 이었습니다.
잘못된, 그릇된 판단과 사고 그리고 가치관 역사관을 가진 그 사람들이 이런 생각치도 않은 창작자들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는군요.
너무나도 애쓰고 노력했던 미유와 그 곡은 저도 정말 아꼈던 곡이라 안타까워 이런 글을 남겨봅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