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도록 강한 한여름 자외선은 피부 건강뿐 아니라 눈 건강도 해친다. 눈이 지속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눈 속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의 위험이 높아지고 갑자기 노출됐을 때에는 각막염이 유발될 수 있다. 여름철 눈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짚어봤다.
◇강한 자외선에 방치된 눈, 어떤 위험있나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가 타듯이 눈도 각막이나 결막에 화상 등의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한 눈의 노화도 촉진시켜서 백내장의 진행, 결막 손상으로 인한 익상편의 발생, 또 황반변성의 발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A, 자외선 B, 자외선 C 등으로 나뉜다. 이중 자외선A 와 B는 우리 눈의 각막을 거쳐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하는 위험한 광선이다. 특히 물과 모래 등 반사체가 있는 휴가지에서는 자외선의 양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눈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한다.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눈가에 로션이나 크림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눈가는 눈 분비물로 인해 쉽게 지워지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 보다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렌즈 색깔이 진할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고 여기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자외선 차단 정도와 렌즈의 색깔은 큰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너무 진한 렌즈 색깔은 우리 눈이 어둠을 인식해 동공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좋지 않다. 색깔 보다는 자외선 차단 기능 렌즈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선글라스를 착용할 때에는 눈 보호를 위해 코 끝에 걸치는 것이 아니라 눈 가까이에 착용하고, 오랜 시간 착용 시 자외선 차단 코팅막 손상으로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안경 렌즈의 자외선 차단 코팅막 손상 시 선글라스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율 높은 선글라스 골라야...모자나 양산도 도움
선글라스의 선택 지침을 보면 색안경의 가시광선 투과율은, 약 20-40%는 되어야 하며 너무 어두우면 시야장애를 유발하여 사고의 위험성이 있다. 광화학적 손상을 줄이기 위해선 자외선을 포함한 470nm 이하의 파란색까지 차단되는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자외선이 최소 70-80%는 차단되어야 한다. 운전을 위해 최소한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렌즈와 안경테 재료는 연소성 및 내구성과 충격저항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안경테는 주위보호막으로 비스듬히 입사하는 빛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선글라스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안경의 색깔과 모양을 보기보다는 자외선 차단율을 고려할 것을 권하며 시판되는 선글라스에 자외선의 차단율이 명시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율은 렌즈의 색깔과는 전혀 무관하며 특별한 자외선 차단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야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오는 선글라스는 거의 모두 이러한 자외선 차단물질을 함유하고 있지만 구입전에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선글라스를 착용해도 광대뼈에서 반사된 자외선이 눈에 유입되며, 안경 옆의 빈 공간, 위의 빈 공간으로도 유입되므로 100% 자외선이 차단되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더라도 자외선 유입을 100%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챙이 있는 모자나 양산을 쓰거나 되도록이면 알이 큰 선글라스와 최근 유행하는 스포츠 선글라스 같이 얼굴에 밀착되는 형의 선글라스가 자외선 차단에 더 유용하다.
◇여름 휴가지선 눈병 조심...'유행성 각결막염'
여름 휴가철이 지나 더위가 한풀 꺾이면 유행성 각결막염이 빈발한다. 유행성이란 이름은 비슷한 시기에 특정 지역 내에서 집단적으로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각결막염은 검은 동자에 해당하는 각막과 흰자위에 해당하는 결막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원인은 바이러스이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매개로 하여 옮기 쉽다.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수주에 이르는 상당한 기간 동안 불편한 증상이 지속될 수 있고 각막혼탁에 의한 시력저하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은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 유행성 각결막염과 급성 출혈성결막염으로 나뉜다. 유행성 각결막염이 보다 흔한데,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급성 출혈성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나 콕사키바이러스가 원인이며, 1969년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해에 크게 유행해서 아폴로 눈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잠복기는 대개 5~7일이다. 보통 감염 후 3일이면 눈물과 눈곱 등 분비물이 많아진다. 이어 흰자위가 빨개지면서 눈이 퉁퉁 붓고 햇빛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이는 아데노바이러스가 눈의 흰자위 부분을 덮고 있는 결막에 침범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대부분 한쪽 눈에 걸리면 반대쪽 눈에도 전염된다. 눈물을 통해 나온 바이러스가 반대편 눈으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반대편 눈에 나타나는 증상은 처음 발병한 눈보다는 경미한 편이다. 대개 2주 정도가 지나면 치료되지만 바이러스의 증식이 왕성하면 검은 동자에 해당하는 각막을 침범하여 각막 혼탁을 일으키고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보통 아폴로 눈병이 일주일 정도면 치료되고 각막염으로 악화되지 않는데 반해 유행성 각결막염은 경과가 길고 불편한 증상의 지속기간이 길고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눈 만지는 것 삼가고 손 자주 씻어야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전파를 막는 핵심은 격리와 개인위생이다. 일단 가족 중 한 명이 걸리면 다른 가족구성원에게 옮기기 쉽기 때문에 수건, 침구 등 바이러스 감염을 매개할 수 있는 것들을 공유하지 않는다. 발병 후 약 2주간 전염력이 있고, 환자와 가족, 주변사람 모두 손으로 눈을 만지는 것을 삼가야 하며,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일단, 감염이 발생한 경우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줄이는 데 치료의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안과의사의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보통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 안약이 사용되고, 상태에 따라 염증을 조절하기 위한 항염증제가 사용되기도 한다"며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로 오염된 눈물을 세척하는 효과가 있으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눈 주변이 붓고 이물감이 심할 때는 냉찜질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