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빅3’, 우울한 2분기 성적표...공급과잉·美中 갈등 영향

화학 ‘빅3’, 우울한 2분기 성적표...공급과잉·美中 갈등 영향

기사승인 2019-08-09 03:00:00

국내 화학 ‘빅3’가 2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여파로 인한 글로벌 수요 감소로 실적이 반 토막 났다.

9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 ‘빅3’ 업체인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쪼그라든 영업익을 거뒀다.

먼저 맏형 격인 LG화학의 영업이익은 26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도 50.6% 줄어든 3461억원, 한화케미칼도 47.1% 감소한 975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업계 빅3의 수익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상반기 세계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국제유가 변화 등 대외적인 변동성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지난해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특히 대표적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의 가격은 올해 들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수요 부진 요인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공급과잉 문제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에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당량의 에탄크래커(ECC) 증설이 이뤄질 예정이다. 생산능력 기준으로만 현재 전 세계 생산능력의 4.5%에 달하는 800만톤급 설비 증설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게 화학 업계의 설명이다.

아울러 심화되는 미·중 무역 전쟁도 문제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3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양국 간의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인해 관련 글로벌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구매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또 에틸렌 등의 글로벌 공급과잉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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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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