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해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는 그동안 이커머스의 약진에 맞서 ‘배송 서비스 강화’, ‘초저가 상품’ 등을 꺼내들었지만 이렇다 할 반전은 나타나지 않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지난 2분기 29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4조5810억원으로 14.8% 늘었지만, 영업적자 규모가 증권가 예상치 였던 47억~105억원을 훨씬 상회했다. 비록 분기 실적이긴 하지만 이마트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신세계로부터 법인이 분리된 후 처음이다.
이마트 측은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일 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형마트 업황 부진과 전자상거래 업체의 저가 공세, SSG닷컴 등 일부 자회사의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세제개편 등의 영향으로 2분기에 내야 하는 종합부동산세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이마트는 전국 142개 점포의 대부분이 임차가 아닌 자체 소유 부동산이다. 이에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질 경우 영업실적에 타격을 받게 된다. 2분기에 내야하는 관련 금액만 1012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년 분기 대비 123억원 증가한 것이다.
롯데마트 역시 상황은 어둡다. 롯데마트 할인점부문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조5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지난해 2분기 273억원에서 339억원으로 66억원 가량 확대됐다. 롯데쇼핑 측은 부동산세와 지급수수료, 판관비 등 관련 금액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럼에도 온라인 쇼핑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및 2분기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조5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555억원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월별 총 거래액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10조원대에 들어선 뒤 올해 2월을 제외하고 매달 10조원이 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초저가와 오프라인 점포 강화를 타개책으로 내세운다.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가격을 깎더라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점포로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점포별로 대표 상품을 강화하고, 비규격 상품에 대한 가격 조정권을 점포에 주는 ‘자율형 점포’ 확대에 나선다. 롯데마트 측은 서울 잠실점 등 자율형 방식을 도입한 점포는 다른 점포 대비 매출이 3.5% 증가했다고 전했다. ‘극한가격’ 등 초저가와 ‘온리 프라이스’ 등 자체브랜드 PB상품을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마트도 기존의 ‘국민가격’ 등 초저가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한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등 초저가 상품을 500여개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 성장성이 있는 전문점엔 힘을 주고, ‘부츠’ 등 부진한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할 예정이다. 신선식품 공략을 위해 미트센터·프레시센터의 효율성을 높히고 ‘피코크’와 간편식 밀키트 강화에도 나선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